비만은 단순히 외모만의 문제가 아니다. 비만은 성인병을 비롯한 여러 질병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외모상의 이유가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 비만에서 벗어나야 한다. 비만 탈출, 어떻게 해야 할까? 비만 치료를 하려면 먼저 비만의 원인을 살펴봐야 한다. 문제가 되는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이 무엇인지 찾아내야 한다.
◆기본은 식이조절
비만 탈출을 위해서는 ▷저열량 균형식 ▷신체 활동량 증가 ▷적절한 운동 ▷행동 수정요법 등을 통해 건강한 식생활 습관을 익혀야 한다. 과체중(체질량 지수가 23 이상)이면서 비만 관련 합병증(당뇨병'고혈압'심혈관계 질환'고지혈증)이 있거나, 체질량 지수 25 이상인 경우 비만 치료 약을 복용해야 한다.
체중 감량을 위해 무조건 굶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전략이다. 이렇게 하면 체중은 줄지만, 체지방보다 근육이 먼저 빠지고, 기초대사율이 감소하게 된다. 그래서 감량 이후 다시 정상식사 상태로 돌아가면 요요현상이 생기고, 이때 체중 증가는 대부분 체지방으로 축적된다. 식이조절은 비만 관리의 기본이다. 체중 감량에 가장 적절한 식이는 저열량 균형식이다. 일반적으로 하루 1천200~1천500k㎈ 정도의 열량을 섭취하거나 평소 섭취열량보다 500k㎈ 줄여 섭취한다.
체중 조절에 있어서 가장 권장되는 식단은 탄수화물을 40%, 단백질과 지방을 각각 30%로 구성하는 것이다. 단백질 섭취를 늘리면 포만감을 느낄 수 있고, 식사조성이 다양해질 수 있어 식이조절을 오래 유지하기 쉽다. 탄수화물은 가능하면 당지수가 낮은 식품을 골라야 포만감을 느끼고, 식이 섭취가 감소된다. 당지수란 소화되는 과정에서 얼마나 빨리 포도당으로 전환되어 혈당을 높이는가를 점수화한 수치를 말한다. 특히 당지수가 낮은 음식은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을 낮춰주므로 당뇨병이나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은 비만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대체로 식이섬유소 함량이 많고, 정제가 덜된 곡류의 경우 당지수가 낮다. 지방은 될 수 있으면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식품을 선택해야 한다. 오메가3 지방산은 중성지방과 혈압, 염증지표 등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또 식욕과 인슐린 조절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복부 비만 주의
전체적인 체지방량도 중요하지만, 체지방의 분포 또한 비만 관련 합병증 위험과 관련이 있다. 비만도가 비슷해도 복부에 지방 분포가 증가할수록 당뇨병이나 고혈압, 고지혈증, 심혈관 질환 등이 동반될 위험이 높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체질량 지수가 높지 않아도 복부비만이 있는 경우가 많다. 복부에 지방이 축적되는 원인으로는 호르몬 영향, 유전적 요인, 성별의 차이, 연령별 변화, 식습관, 스트레스, 흡연, 지나친 다이어트, 운동부족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남성의 경우 특히 음주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주로 밤에 술을 마시고 바로 잠자리에 드는 게 다반사며, 술 안주가 대부분 고열량'고지방이므로 더욱 문제가 된다. 여성의 경우에는 폐경이 오면서 호르몬 변화와 함께 복부에 지방이 쌓이기 쉽다. 따라서 꾸준한 운동과 식이조절로 비만해지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그렇다면 복부비만의 기준은 뭘까? 복부비만은 간편하게 허리둘레를 측정해 알아볼 수 있다. 똑바로 서서 숨을 가볍게 내쉰 상태에서 갈비뼈 맨 아래 부위와 골반 뼈의 가장 높은 부위 중간 부분에 줄자를 대어 바닥과 수평하게 측정한다. 아시아 성인의 경우 남자는 90㎝, 여자는 80㎝ 이상이면 복부 비만으로 진단한다.
허리둘레는 동일하더라도 내장지방형 복부 비만인 경우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지방간 같은 대사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 내장지방은 CT나 MRI 등으로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내장지방이 많은 경우 혈액 검사를 해보면 여러 대사질환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만은 대사이상을 동반한 비만과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으로 나눌 수 있다. 대사이상을 동반한 비만의 경우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반면 비만하지만 대사적으로 건강한 경우에는 과다한 체중 감량과 연이은 요요현상 등이 오히려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 그래서 비만 치료를 할 때 엄격한 식사조절보다는 운동과 신체 활동량을 증대시켜 비만을 치료하기를 권고하고 있다.
비만의 경우 초기 치료에 성공하더라도 식이조절 및 행동조절을 중지하면 체중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거나 오히려 더 증가할 수 있다. 이처럼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것을 방지하려면 음식 섭취 및 신체 활동량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도움말'이근미 영남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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