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년들은 지금] 나도 '명품 중년' '꽃 중년'

이젠 '나'를 찾을 시간…취미·봉사 몰입의 삶

지금까지 가족을 위해 오직 앞만 보며 살아왔다. 이제부터는 '나'를 찾고 싶다. 음악을 하며, 악기를 배우고, 열심히 운동하며 여행도 즐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법. 원숙하고 편안한 미소를 지닌 얼굴은 오히려 청춘 때보다 더욱 아름답다. 이들은 '꽃 중년' '명품 중년'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는 주인공이다.

◆오페라하우스 성악교실

대구시 북구 침산동 오페라하우스. 매주 목요일마다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흘러넘친다. 연습실을 살짝 들여다보니 40, 50대와 60, 70대까지 중'장년이 어울려 오페라 및 가곡 배우기에 열심이다. 바리톤의 묵직한 목소리로 연습실 밖에까지 쩌렁쩌렁 울리게 하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성악가 이인철 씨. '오페라 교실'을 수료한 이선영(45·주부) 씨는 "이 선생님은 정말 매력적인 목소리에다 늘 열정적으로 수업하시는 분"이라고 평가한다. 오페라교실 수료생들의 모임인 '성악교실'은 '명품 중년'의 삶을 사모하는 40, 50대로 가득하다. 이인철 씨는 "일주일에 단 하루라도 마음껏 노래를 하면 생활에서 생긴 각종 스트레스를 말끔하게 날려버릴 수 있다"며 "몇 개월 하면 표정이 달라진다"고 밝힌다.

오페라교실 회원 김인주(56·의사) 씨는 '자신을 발견하기 위한 노력의 삶'을 살고 있다. 바쁜 진료시간을 쪼개 봉사활동을 한다. 평소 하고 싶었던 '예술'을 즐기며 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동안 가정과 환자 진료에만 매달려 살아오다가 45세가 되면서 나 자신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힌다. 가장 하고 싶었던 성악을 시작으로 그림 그리기, 한국무용과 탭댄스 등 모든 예술 분야에 재능을 보인다. "정말 해보고 싶은 분야가 너무 많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면 내가 중년인가 하는 사실은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혜경(54·달서구 감삼동) 씨는 대표적인 '꽃 중년'이다. 평소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면서 오페라와 성악 배우기에도 열심이다. 그는 "사랑은 비를 타고 온다는 말이 있듯이 행복은 음악을 타고 온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며 "이 시절을 아름답게 보내야 인생을 아름답게 살 수 있다" 고 강조한다.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살기 위해 '정'동'식의 원칙'을 세워두고 지키고 있다. 즉 정신(음악), 운동(걷기, 헬스, 골프), 식(채식 위주의 식사)이 그 내용"이라고 밝힌다. 친구인 장혜정(54) 씨도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동안'(童顔)이다. "특별히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수선을 떨지 않고 자연스럽게 삶 속에서 젊게 살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말한다. "나 자신을 느슨하게 버려두지 않으려고 평소 일정을 빡빡하게 잡는다"며 "스스로 즐거운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비법을 밝힌다.

활기찬 사회활동과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기며 사는 이영구(가톨릭 대구 ME 대표) 씨는 대표적인 '명품 중년'이다. 그는 요즘 성악을 하는 재미에 푹 빠져서 산다. "늘 해야 할 일이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은 지금이 내 인생에서 가장 황금기란 생각을 하면서 산다"고 밝힌다.

이영기(59'수성구 황금동)·김태련(56) 씨 부부는 취미생활을 함께하는 대표적인 중년이다. 평소 스포츠 댄스와 등산으로 건강을 다지며 늘 부부가 함께 다닌다. 요즘은 부부가 '성악 배우기'에 열중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진실한 모습을 찾으려고 노력하며 평생 40대로 살고 싶어 한다.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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