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가 지역 항공사를 설립하기로 한 장밋빛 계획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오는 2014년 KTX 신포항역이 개통되면 항공수요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신설 항공사의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포항시는 포항공항 활성화를 위해 지역 항공사를 설립하기로 하고 한국교통연구원에 용역을 의뢰, 최근 최종 보고회를 갖고 제3섹터 방식의 항공사 설립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최종 보고회에서는 포항시와 경북도가 각각 20억원씩 출자해 자본금 400억원 규모의 민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오는 2015년부터 50인승 이하의 소형 항공기 2대를 취항하기로 했다. 운항 노선은 기존 김포, 제주를 비롯해 여수와 공항 건립이 검토되고 있는 울릉도와 흑산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지 분석에 따르면 기존 김포와 제주, 여수 노선만으로도 4년간 적자가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해 3월 취항한 포항~여수 간 19인승 항공기는 하루 이용객이 3~5명에 불과해 석 달여 만에 철수했다. 그나마 흑산도와 울릉도 노선에서 수익이 기대되지만 아직 흑산도'울릉도의 공항 건립이 확정되지 않아 취항도 미지수다.
지난 2010년 KTX 신경주역 개통 이후 승객이 철도로 빠져나가 포항공항의 이용객은 20%나 감소한 것도 우려를 낳고 있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2년 뒤 포항까지 KTX가 연장 운행되면 기존 대형 항공사들도 운항 단축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포항시의 항공사 설립은 무모한 계획이라는 것이다.
민간의 참여 여부와 포항공항 확장과 재포장 사업도 고려해야 할 중요한 변수다. 포항과 경북도의 출자금액을 제외하고 최소 300억원 이상을 모아야 하는데 경기 악화로 인해 지역 기업인들이 과연 항공사 설립에 선뜻 자본금을 출연할지도 의문이다.
더욱이 포항공항은 2014년부터 공항 활주로 확장 및 안전시설 등에 따른 공사에 들어가기로 돼 있어 이 기간 동안 공항이 잠정 폐쇄된다. 아직 토지 보상조차 시작하지 않은 상태여서 항공사가 설립된다고 하더라도 상당 기간에 공항을 사용하지 못해 개점 휴업 상태를 맞아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한 경제계 관계자는 "KTX 개통을 앞둔 상황에서 항공수요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인 데다 경기악화로 기업들이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다. 용역결과만 믿을 것이 아니라, 좀 더 넓게 보고 판단해야 한다"면서 포항시의 주먹구구식 계획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포항시 관계자는 "민간자본 유치를 위해 포항과 수도권을 돌며 설명회를 하는 등 적극적인 행정 지원에 나설 것"이라며 "2015년 첫 비행기가 취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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