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2일 낮 12시 청와대에서 오찬 단독회동을 갖는다. 두 사람의 청와대 회동은 지난해 12월 22일 이후 8개월여 만이다.
대선을 앞두고 현직 대통령과 여당 대선 후보가 회동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노무현'김대중'김영삼'노태우 전 대통령 등은 모두 대선 전에 여당과의 갈등 등으로 탈당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 회동을 계기로 박 후보와 이 대통령 간의 관계 설정 및 회동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청와대는 31일 "이 대통령과 박 후보의 회동은 단독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그 결과는 회동이 끝난 후 양측이 협의해서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도 이날 열린 새누리당 보좌진협의회 워크숍에서 기자들에게 "후보가 되고 나서 인사차…"라며 회동을 확인해줬지만 한 당직자는 "만나는 게 당연한 것"이라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양측의 설명과 달리 이번 회동은 복합적인 정치적 노림수가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대통합' 행보에 나선 박 후보로서는 '친이계'를 비롯한 비(非)박근혜계를 끌어안고 당 안팎의 보수세력의 힘을 모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 대통령과의 회동은 이재오'정몽준 의원 등 여전히 박 후보와 거리를 두고 있는 비박 진영에게 손을 내미는 상징적인 행보라는 관측이다.
이 대통령으로서도 측근 비리 등으로 인한 지지율 하락과 독도'과거사 문제로 일본과 외교전쟁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남은 국정과제를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여당의 협조가 절실한 시점이다. 또 역대 대통령들이 임기 말 탈당했던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이 대통령과 박 후보는 이번 회동에서 민생경제와 민생치안은 물론, 악화된 한'일 관계 등 국제 정세와 경제민주화, 정치 쇄신 등 국정 전반을 의제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박 후보는 의제와 관련, "(회동이) 끝난 다음 말씀 드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는 이번 회동이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무 훼손이라는 지적을 우려, 야당 대선 후보가 결정된 뒤 대통령과 면담하고 싶다는 요청이 있다면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금락 홍보수석은 31일 "이번 회동은 박 후보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이 대통령은 박 후보가 대선 후보에 당선된 직후 가진 전화통화에서 한 번 만나자고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