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로봇강국 코리아] <10·끝 좌담회>

'마이 로봇' 시대, 대구가 끌고 경북이 밀자

'대구경북 로봇산업 어떻게 육성해야 하나'를 주제로 한 긴급 좌담회가 지난달 29일 매일신문사 3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로봇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산업현장뿐 아니라 쇼핑몰과 종합병원'극장'의료 분야 등 사회 전 분야로 로봇이 진출하면서 미래의 신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매일신문사는 지난달 29일 '대구경북 로봇산업 어떻게 육성해야 하나'를 주제로 긴급 좌담회를 열었다. 김병구 사회2부장이 사회를 맡았고 주덕영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 권태형 대구시 신기술산업국장, 윤종민 한국로봇융합연구원장, 김학홍 경상북도 일자리경제본부장이 참석해 지역 로봇산업 발전을 위한 방안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사회:대구경북을 먹여 살릴 미래 먹거리로 로봇산업이 각광받고 있다. 왜 로봇 산업인가.

▷주덕영:로봇산업은 IT, 모바일산업 이후 향후 전략산업이다. 이미 로봇이 화성에 가 있다. 우주뿐 아니라 바다 밑 전체를 조사'탐사하고 해양학의 모양을 바꾸고 있다. 소프트웨어, 컨설팅, 프로그래밍 등 전 분야에서 로봇 이용이 늘어날 것이다.

특히 대구경북은 로봇 개발의 최적지로 손꼽히고 있다. 구미 전자, 포항 소재산업, 울산 조선'자동차'석유화학, 창원 기계산업이 대구를 중심으로 배치돼 있다. 더구나 로봇진흥원과 융합연구원이 위치해 있다. 한마디로 로봇 개발의 최적지다.

▷윤종민:로봇은 인류 생활을 변화시키는 10대 기술 중 하나다. 고령화 사회를 맞아 로봇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이미 제조용 기술을 중심으로 지능형 로봇을 통한 생활편의'해양개발 로봇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지역에는 3D업종을 대체할 로봇 연관 기업들이 많이 있다. 로봇융합연구원과 로봇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클러스터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다. 전국적인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사회:지역로봇산업의 현주소는 어디인가. 기업들의 매출 및 수요는.

▷권태형:아직까지는 시작단계다. 그러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지역 산업에서 기계'금속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었다. 기계'금속 산업의 비중이 타 지역보다 월등히 크다. 인력 양성 측면에서도 경북대가 특성화되면서 그 기반이 탄탄하다. 기계와 IT 관련 기술이 로봇 성장에는 중요한 요소다. 이들 분야에서 대구가 타 지역에 비해 상당히 앞선 상태다. 전국 로봇 관련 기업 419곳 중에 지역에 49곳(대구 29, 경북 20)이 위치해 있다.

▷김학홍:전망이 밝다는 건 다 인정한 사실이다. 미래 스타산업이다. PC, 자동차처럼 '마이 로봇'시대가 올 것이다. 지역의 경우 발달된 IT'기계'금속 등 산업과 연계해 발전 가능성이 높다. 특히 경북대 등에서 배출한 우수한 인재들이 많아 인력제공 면에서도 최적지다.

-사회:지난해 한국로봇융합연구원과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국가로봇산업 진흥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그 의미와 앞으로 어떤 일을 함께 하게 되나.

▷주덕영:진흥원은 연구개발 자금을 지원해주는 등 지원기관이다. 연구원, 대학 등을 지원해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이 주요 역할이다. 정부의 로봇 관련 정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 융합연구원은 실질적으로 로봇기술을 연구개발하고 기업체에 이 기술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앞으로 두 기관이 긴밀하게 협조해 로봇 발전에 많은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 로봇산업이 태동한 것은 2002년부터다. 그동안 기술개발에 1조원이 넘는 돈이 투자됐다. 이 같은 투자 덕분에 미국, 일본, 독일 다음으로 로봇강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미국에는 로봇 연구 활동을 하는 한국계 학자들이 많다. 이를 잘 활용하면 미국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본다.

-사회:(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이) 대구와 경북에 각각 소재하는데 지방자치단체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윤종민:지역에 위치한 로봇 관련 기업들은 대부분 영세한 업체들이라서 마케팅 능력이 부족하다. 자금력이 부족해 경영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다. 일부 업체의 경우 특허를 담보로 돈을 빌리고 있는 형편이다. 앞으로 마케팅과 해외 수주 등 시장 개척 부분에서 시와 도에서 지원을 해줄 수 있었으면 한다.

▷주덕영:로봇기술의 고급화를 통한 '고급확산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 한다. 기업 자체 내 아이디어로 시장 창출을 할 경우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또 자치단체 주도로 공적 부분에서 시장을 열어주는 노력도 필요하다.

▷권태형:(로봇 관련 기업들의) 공통적인 애로사항이 마케팅 관련 분야다. 기술을 개발해도 마케팅을 할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 자금 부족으로 기업이 도산할 경우 관련기술이 사장되거나 싼값으로 팔려간다. 고비를 못 넘기는 경우도 많다. 지역 로봇산업이 초창기라서 본격적인 지원 단계는 아니다. 앞으로 우선순위를 두고 지원해 나갈 생각을 하고 있다.

▷김학홍:경북도는 올해 로봇과 관련해 11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영덕 대게, 봉화 산불감시, 청도 소싸움, 로봇 등을 진행하고 있다. 로봇경진대회, 체험전시관도 운영하고 있다. 대구와 경북은 큰 틀에서는 같이 가야 한다. 대구경북 경제통합의 시범모델이 될 수 있다.

-사회:대선이 코 앞이다. 신산업을 대선 공약화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로봇을 우리 지역의 전략산업으로 키우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떤 로봇을 특화해야 하나.

▷윤종민:지역산업의 환경과 역량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제조로봇이 필요하고, 첨단의료복합단지와 관련된 의료로봇, 포스코 등 3D업종에 대한 로봇 수요가 많이 예상된다.

이를 바탕으로 대구경북을 아우르는 전략적인 마스터 플랜이 두 자치단체 간의 협의를 통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화발전을 위한 중요한 기본요소다.

▷주덕영:지금 당장은 의료, 사회안전 로봇, 중소제조용 로봇 등에 집중해 특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지역의 여건변화에 따라 또 다른 수요가 발생하면 이에 맞는 집중'특화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권태형:로봇산업 자체가 전 세계, 전국적으로 경쟁하는 상황이다. 빨리 선점해서 경쟁력의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여건상으로 지역의 여러 가지 장점을 활용해야 한다. 산학 연계를 잘 꾸려가면서 연구개발하고 제품화하는 데 같이 손잡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 로봇산업과 관련해 국가적 차원에서 이 지역이 중심에 있다. 다만, 로봇산업진흥원과 클러스터 등을 빨리 정착시켜야 한다.

▷윤종민: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지역의 장점을 전국적으로 알려서 관련 기업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도권에 집중화된 관련 기업을 지역에 유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획기적인 기업유치전략이 필요하다.

▷김학홍:기존 사업들은 계획대로 진행하되 신규사업 발굴도 필요하다. 첨단의료복합단지, 구미의료기기, 해양로봇, 문화안전 로봇, 동해권 유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경북지역은 원자력 분야가 특화돼 있고 해양과 산림자원이 풍부하다. 이러한 사업들이 구상 단계에서 구체화되고 정부정책으로 추진돼야 한다. 이를 위해 대경권 전체가 공조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전체적인 로드맵을 만들 수 있고, 대구와 경북이 필요한 사업을 정리해 중앙에 요구할 수 있다.

▷주덕영:진흥원 청사 건립사업 등 새로운 사업을 잘 진행시켜야 한다. 또 투자 유치가 꼭 필요하다. 좋은 기업들이 많이 와야 지역 로봇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일부 지역 업체들의 경우 업종 전환을 유도할 필요도 있다. 지역에서 관련 기업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방안도 필요하다.

▷권태형:궁극적으로 관련 인프라를 구축해 유망한 기업들이 몰려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역 기업의 (로봇산업으로의) 전환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다른 지역, 해외 기업들이 들어올 수 있는 분위기 형성이 중요하다.

-사회:정치권의 역할도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정치권이 관심을 갖고 중앙에서 해야 할 역할은 어떤 것이 있을까.

▷주덕영:장기적으로 로봇을 실어나를 수 있는 국제공항이 꼭 필요하다. 로봇 관련 제품들은 크기에 비해 비싼 제품이다. 신공항이 없는 상황에서 사람도, 화물도 모두 불편을 겪고 있다. 로봇산업은 시간싸움이다.

▷권태형:공항 문제가 나오면 수도권 언론에서 또 다른 이해관계를 보인다. 여기 살지 않으니 답답할 것이 없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신공항은 로봇뿐 아니라 타 산업 발전에도 반드시 필요하다.

▷김학홍:신공항 문제는 현재 대선을 앞두고 여야 공약에 모두 포함돼 있다. 안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구경북의 입장에서는 끝까지 이를 지켜보고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덕영:'반도체 산업 등은 수도권에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 주된 이유는 수도권에 국제공항이 있어서다. 산업경쟁력 차원에서 국제공항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다. 나아가 영호남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항이 절실하다. 두 지역의 공조'협력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정리=최창희'서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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