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항상 접하는 스마트폰, PC, TV, MP3, P2P 등 수많은 전자기기들에는 모두 반도체 칩들이 핵심적인 두뇌 역할을 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컴퓨터에 버금가는 기능을 가질 수 있는 것은 그 내부에 탑재된 다양한 반도체 칩들이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자제품들뿐 아니라 자동차, 비행기, 선박 등의 수송기기와 인류의 과학 발전에 공헌하고 있는 슈퍼컴퓨터 등도 반도체 칩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매년 새로 출시되는 PC들을 살펴보면 가격은 이전의 PC와 거의 같으면서도 그 속도와 메모리의 크기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PC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칩이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고, 메모리 칩의 용량은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이다. 요즘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전자기기인 스마트폰은 계속 새 버전이 출시되고 있는데 이 또한 프로세서와 메모리의 성능이 끊임없이 향상되고 있는 덕분이다. 따라서 이 같은 반도체 칩의 동작 원리와 성능을 근본적으로 바꿔주는 무엇인가가 있다면 우리 사회와 과학의 발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반도체 칩이 지난 수십 년간 세상을 크게 바꾸어 놓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트랜지스터의 크기가 기하급수적으로 작아져 한 개의 칩에 들어갈 수 있는 트랜지스터의 개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이 거듭됐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970년대 초에 판매된 인텔 마이크로 프로세서 칩 속의 트랜지스터 수는 수천 개였으나, 최근의 펜티엄 프로세서 속에는 1억 개 이상의 트랜지스터가 들어 있다. 손톱 크기의 공간에 들어 있는 이들 1억 개의 트랜지스터는 그 크기가 이미 40㎚에 불과할 정도이다.
DNA는 A, T, G, C로 구성된 수십억 개의 염기서열을 가지고 있고, 염기서열의 주기는 1㎚ 이하다. 만약 염기서열을 조합하고 빠르게 읽어내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면, 현재의 반도체 메모리보다 백 배 이상 작은 4진수 메모리를 만들 수 있다. DNA는 놀랄 만큼 정확한 복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염기서열에 저장된 정보를 mRNA로 전사하고 이를 이용해 단백질이나 효소와 같은 복잡한 물질을 만드는 단초가 된다.
이러한 생명체의 경이로운 대사 과정을 인공적으로 조작하고 이용할 수 있다면, 단순한 메모리를 뛰어넘는 여러 가지 새로운 컴퓨팅 알고리즘을 제시할 수 있다. 이번 강연에서는 DNA와 같은 생체 물질들을 활용한 새로운 기능소자의 제작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의 타임도메인 나노기능소자연구단의 황성우 박사팀은 지난 20여 년간 전자를 한 개씩 제어하고 가두는 반도체 트랜지스터(단일전자 트랜지스터)를 연구해왔다. 또 DNA를 비롯한 작은 물질들에 전극을 붙여 전류를 측정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나노와이어라 불리는 길이 수십㎚ 이하의 실 모양 실리콘 반도체로 트랜지스터를 만들고, 표면에 DNA를 비롯한 여러 가지 분자를 붙인 새로운 형태의 트랜지스터를 구현하려고 연구 중이다. 1억분의 1초 이하의 빠른 전기 신호를 이용해 나노와이어 표면에 붙은 분자를 자극하고 그에 따른 분자 상태의 시간 변화를 전류의 변화로 모니터하는 개념의 트랜지스터이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궁극적으로 DNA를 조작하는 DNA 컴퓨팅의 기초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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