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통시장 옆 '교묘한 대형마트 가맹점'

법적 규제 피해 '개인사업자' 5일장마다 매번 특별 세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 재래시장 인근에 오픈한 대형마트 가맹점. 신동우기자
포항시 북구 흥해읍 재래시장 인근에 오픈한 대형마트 가맹점. 신동우기자

포항의 재래시장 주변에 '기업형 수퍼마켓'(SSM)이 문을 열어 인근 상인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재래시장 주변에 직영 매장을 세울 수 없다는 법적 규제를 피해 개인 가맹점 형태로 문을 열어 지역 상권을 흔들고 있다는 것.

지난달 22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 옥성리에 E마트의 가맹점인 'E마트 에브리 데이'가 개점했다. 총 면적 2천645㎡, 매장 넓이는 986㎡인 중대형 마트로 5일장이 들어서는 장터와 직선거리로 불과 600m 떨어진 곳이다. 이곳은 E마트 직영 매장이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가맹점이다.

SSM 규제법 상 재래시장 1km 인근에는 대형마트가 들어설 수 없다. 그러나 가맹점의 경우 업주가 개인 사업자이기 때문에 매장 면적이 991㎡ 미만이면 별다른 제약을 받지 않는다. 편법을 이용해 대형마트가 들어선 셈이다. 이 같은 형태의 가맹점은 대구 3곳, 경북 4곳 등 전국 71곳에 이른다.

재래시장 상인들은 해당 SSM이 5일장이 열릴 때마다 대대적인 마케팅전을 펴 지역 상권을 잠식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상인 황모(51) 씨는 "5일장이 들어서는 22일에 맞춰 개점하고 장이 서는 2, 7일마다 특별 세일을 하는 등 횡포가 심각하다"며 "매번 도매가로 물건을 판매하니 도저히 경쟁이 되지 않는다. 최근 장날에는 매출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을 정도"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상인들은 이달 21일까지 해당 매장 앞에서 항의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에 대해 마트 대표인 김모(54) 씨는 "3년 사용료를 지급하고 브랜드를 빌려 왔지만 E마트 자체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고, 매장에는 50여 개의 물류 업체가 경쟁 입찰을 통해 물건을 공급하고 있다"며 "원래 매장이 문을 열면 특별 세일을 하는 것이 관례인데 이 것이 와전된 것 같다. 지역상권 전체가 살아야 동반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는 생각에 흥해읍을 알릴 수 있는 홍보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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