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페라만 재단화 이유는?" vs "효율성 추구 인력 전문화"

오페라재단 공청회 찬반 평행선

대구시가 추진 중인 오페라재단 설립을 둘러싸고 3일 오후 대구시의회에서 여론수렴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지만 결국 찬성파와 반대파 서로의 의견 차만 확인한 채 끝이 났다. 대구시를 대표해 재단화 찬성론을 펼친 김대권 문화체육국장, 시기상조론을 펼친 대구시의회 이재녕 문화복지위원장, 그리고 시민사회단체를 대표한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조광현 사무처장, 음악계를 대표한 원로음악인협회 김정길 회장, 조두진 매일신문 문화부 차장과 김봉규 영남일보 체육부장 등 6명의 토론자들은 2시간이 넘도록 논의를 벌였지만 간극을 좁히진 못했다.

이재녕 위원장은 "수많은 문화 장르 중 유독 오페라만을 재단화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며 다른 장르와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오페라하우스와 시립오페라단, 국제오페라축제조직위원회 등 3개로 나뉜 조직상의 문제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면 오페라하우스 관장을 축으로 하는 수직 계열 조직 통합을 통해 재단화 없이도 얼마든지 통합의 시너지를 창출해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재단화의 이점으로 거론되는 '기업 메세나 활성화' 부분에 대해서는 재단 난립과 향토기업 부재, 문화기부에 대한 토대 미흡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

이에 대해 김대권 국장은 "재단 설립 시 현재 제각기 오페라 제작 기능을 가지고 있는 3개 조직 통폐합을 통한 운영의 효율성 추구와 함께, 공무원의 개입을 줄이고 인력을 전문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예산 집행의 유연성 면에서도 재단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행 방식을 유지할 경우에는 예산 항목의 틀에 얽매여 시민의 혈세가 정작 필요한 곳에 쓰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방청객으로 참석한 지휘자 황원구 씨는 "재단화 없이 3개 조직을 통합할 경우 결국에는 총액임금제와 지방재정법이라는 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시 산하 조직이 갖는 불합리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재단화가 해법"이라고 재단 설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조광현 처장은 "전체 대구시 문화정책이라는 관점에서 법인화로 갈 것인가 아닌가부터 논의가 된 후 오페라재단 문제가 거론돼야 한다"며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좀 더 양질의 공연을 좀 더 저렴한 가격에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인가 하는 부분인데 과거 경험을 봐서는 오히려 악영향이 빚어진 사례도 많았다"며 재단 설립 이전의 면밀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결국 이날 논의는 가닥을 잡지 못한 채 이렇게 끝이 났다. 원로음악인협회 김정길 회장은 "오늘의 토론회를 봤을 때 시에서 좀 더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며 "이번 토론회가 끝이 아니라 앞으로 더욱 활발한 논의를 통해 재단 설립의 장단점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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