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환경학자들이 예측했듯이 세계적인 기후 변화의 진행으로 최근 들어 가뭄, 폭우, 폭염, 해수면 상승, 생태계 변화 등과 같은 지구적 재앙이 현실화하고 있다.
지구적 차원에서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2년 6월 브라질의 수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가 열린 바 있고, 독일 베를린에서 1995년 제1차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1)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관련 회의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또 오존파괴물질에 관한 몬트리올의정서, 유해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에 관한 바젤협약,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에 관한 스톡홀름 조약 등 많은 국제환경협약이 체결되고 있다.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세계적인 각종 협약은 결국 기업 부담으로 나타나게 되며 이는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은 국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환경비용 부담을 줄이고 저가의 원료와 에너지를 쉽게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1989년 미국의 Ayres는 'Technology and Environment'란 책에 실은 산업물질대사(Industrial Metabolism)란 논문에서 폐기물이 없는 자연 생태계의 원리를 이용한 산업 생태 기술을 통해 산업단지의 환경오염 문제 해결과 저가 원료 확보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기업 간 폐'부산물 재활용을 통해 산업공생(Industrial symbiosis) 네트워크가 형성되면, 궁극적으로 친환경적이고 산업 경쟁력이 높은 생태산업단지(EIP'Eco-Industrial Park)를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2009년 현재 200개 이상의 EIP가 세계 곳곳에서 구축되고 있다.
경북도는 산업단지 조성 여건이 우수해 향후 많은 국내'외 기업의 신설 및 이전이 기대된다. 경북은 면적에 비해 산업단지 조성은 낮고, 환태평양과 접해 있어 해외 무역이 용이하며, 안보적으로도 산업기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 그리고 편서풍의 영향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대기오염물질의 확산에 의한 영향이 적을 뿐 아니라, 산업 설비 노후화 및 제품 불량률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 강수, 안개, 황사 등이 적은 기후'환경적 이점도 있다.
또 최근 4대강 사업으로 양질의 공업용수를 저렴하게 다량 확보할 수 있게 돼 경북 산업단지의 경쟁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냉각, 집진, 세척 등으로 많이 사용되는 공업용수에 염분 등 오염물질의 농도가 높을 경우 설비 부식, 스케일 장애, 설비 고장, 제품 불량 등 많은 문제점이 발생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북 산업단지의 활성화가 더딘 이유 중 하나는 유능한 인재의 수도권 유출과 환경오염물질 배출 사고 시 낙동강 하류지역 오염 우려 때문이다.
따라서 경북 산업단지의 지속적인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경북 특성에 적합한 산업단지별 생태화와 경북 산단별 공생 네트워크가 개발돼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전기전자 산업단지가 가장 큰 구미에서는 갈륨(Ga), 인듐(In) 등 유가금속을 많이 사용하는데, EIP사업을 통해 폐기된 유가금속을 재활용 할 수 있는 기반을 형성하면 국제적인 도시광산업을 창출할 수 있다. 또 산업 에너지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포항에서는 에너지 및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CCS(Carbon Dioxide Capture & Storage) 기술과 EMS(Energy Management system) 구축 기술 등을 크게 발전시킬 수 있다.
지식경제부는 악화되는 세계 환경규제에 대처하고, 치열해지는 국제 산업 경쟁에서 비교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21세기 최첨단 환경 기술인 EIP구축 기술의 한국적 고유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식경제부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을 통해 전국에 8개의 EIP사업단을 구축하고, 각 지역 특성에 적합한 EIP모델을 개발 중이다.
경북EIP사업은 현재 포항시를 Hub 산단으로, 구미시'경주시'칠곡군'고령군을 Spoke 산단으로 선정해 산업단지 생태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경북도와 참여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2011년에는 전국 단위 사업단 평가에서 1위를 한 바 있어, 향후 EIP사업을 통한 경북 산업단지의 활성화가 더욱 기대된다.
김장현/한국산업단지공단 대경권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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