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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샘지구 부곽서 발굴, 5∼6세기 철제 농기구 용도는?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형식의 신라시대 대형 철제 농기구 추정 유물(사진)이 경주 쪽샘지구 적석목곽분(돌무지덧널무덤)에서 발굴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류춘규)는 유적 보존정비 차원에서 발굴을 진행 중인 쪽샘지구 41호분 중에서도 껴묻거리를 묻는 공간인 부곽(副槨)에서 이 유물을 찾았다고 4일 밝혔다.

이 대형 철제품은 두께 5㎝, 길이 22.8㎝, 너비 18.5㎝, 무게 약 9㎏에 이르는 네모꼴 몸체에 길이 26㎝의 폭이 넓고 편평한 삽날을 서로 결합한 구조다. 몸체 뒷면에는 주술적인 의미를 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T'나 '日' 같은 부호가 확인됐다. 몸체에는 나무 자루를 끼울 수 있도록 가로, 세로 각각 8.2㎝인 네모난 구멍을 뚫어 놓았으며, 날 부분이 편평한 것으로 봐 농경지나 대지를 고르는 정지용(整地用) 농기구로 추정된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연구소는 또 농기구 규격이 일상적인 농기구보다 두 배 이상 크고, 왕족과 같은 지배층 무덤에 묻힌 점으로 봐 가축을 이용한 정지 작업과 깊은 관련이 있거나, 몸체에 기하학 문양이 새긴 점으로 볼 때는 농경 의례 등에 과시용으로 활용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이 철제 유물은 삼국사기 지증왕3년(502년) 조에 '지방에 명하여 농사를 권장케 하였고 처음으로 소를 부려 논밭을 갈았다'라는 기록과 직접 연관되는 고고자료로도 볼 수 있어 앞으로 5세기 후반~6세기 초 무렵의 신라사와 농업사 관련 분야의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연구소는 평가했다.

올 5월 발굴 결과 이 무덤에서는 새 날개 모양인 금동제 관식(관 장식)과 은제 관식, 정수리 장식, 뒤꽂이 장식을 모두 갖춘 신라시대 관모가 출토되기도 했다.

연구소는 "이 유물이 지금까지 확인된 삼국시대 철제 농기구 중 규모가 가장 크다"면서 "특히 철제의 몸체에 편평한 날 부분을 결합시킨 특이한 탈'부착식 구조는 국내 고대 농기구 중에서 처음 확인된 사례이며 일본과 중국에서도 이런 유물이 발견된 사례가 없다"고 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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