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애인 복지' 22년째 헌신 택시기사 차방부 씨

노래·문학·연극제 통해 장애극복 소질개발 앞장

"위축된 마음으로 살기 쉬운 장애인들이 직접 무대에 서서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당당한 지 몰라요."

22년째 장애인 복지를 위해 뛰고 있는 장애인 택시기사 차방부(69) 씨. 그는 장애인들에게 장애 극복 의지를 심어주고 가수의 길을 열어 주기 위해 '장애인 가요제'를 6년째 열어오고 있다.

올해는 5일 오후 7시 대구 푸른방송 홀에서 장애인 가요제를 연다. 이날 가요제는 지난달 중순까지 장애인 70여 명을 대상으로 예선을 치러 본선에 진출한 11명을 대상으로 열린다. 심사는 대한가수협회에서 도와주고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가수 자격증도 준다. 가요제 진출자는 시각장애인, 뇌병변장애인, 지체장애인, 성장장애인 등 중증장애인이 많다. 가요제 경비 1천만원 정도는 행사 기획사에서 절반을 부담하고 대구은행과 연예인들이 지원한다.

"어떤 장애인은 휠체어를 타고, 어떤 장애인은 눈이 보이지 않으면서도 트로트 선율을 음악 반주에 맞춰 멋지게 뽑아내요. 장애인들도 소질을 잘만 개발하면 얼마든지 장애를 극복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차 씨는 장애인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복지정책보다는 자급자족이 가능한 참복지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애인 가요제도 이런 취지에서 열고 있다는 것. 그는 6년간 가요제를 개최해 입상한 장애인 중심으로 장애인연예봉사단을 구성해 사회복지시설 등을 찾아 공연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차 씨는 2007년부터 (사)열린장애인문화복지진흥회 대구시 지부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인 장애인 복지 활동을 펴고 있다. 11월에는 시'수필 분야 장애인 창작문학제에 이어 12월에는 문학제 입상작을 극화해 연극인과 장애인이 함께 어울어지는 연극제도 연다.

올해 초에는 금호변 둔치에서 민속 연날리기 축제를 마련했고, 5월에는 홀몸노인 10명을 모시고 팔순합동잔치를 베풀어 한복과 음식을 제공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는 장애인 사진 공모전 입상작을 대구북부도서관에서 전시했다. 이 밖에 상설 문화프로그램도 마련해 매주 도자기, 가요, 사진미술, 풍물, 천연염색 교실 등 다양한 강좌를 열고 있다.

"장애는 동정의 대상이 아닙니다. 장애는 극복의 대상이지요."

어릴 적부터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 다리에 보조기를 사용하고 있는 그는 전국 첫 장애인 개인택시 면허 소유자다. 그는 장애인 택시기사들의 자급자족 복지에 관심이 많다. 장애인 택시기사들끼리 택시회사를 설립하는 게 최대의 꿈이라고 한다. 대구에는 장애인 택시기사가 400명이 넘는다. 하지만 법인택시 인가를 위해 7년간 노력하고 있지만 현행 법규상 인가가 나지 않아 애만 태우고 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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