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애매한 발언'에 정치권의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
안 교수가 지난달 30일 충남 홍성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통령이 목표가 아니다"라고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발언 진의를 두고 정치권의 해석이 분분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안 교수의 권력 의지가 약한 것이 아니냐"며 대선 불출마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특히 안 교수의 '오락가락 화법'에 대한 불만도 여기저기서 제기된다. 새누리당 한 핵심당직자는 "대선을 100여 일 앞두고 아직까지 대선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적이 있었나"며 "안 교수가 언제까지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며 국민들을 우롱할 건지 지켜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안 교수가 뒤로는 여러 정치권 인사들과 만남을 확대하는 등 대선 출마를 위한 보폭을 넓히면서도 앞으로는 출마 여부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유권자들을 혼란 속에 빠뜨리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에 대해 안 교수 측 유민영 대변인은 4일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것보다 그 과정에서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원론적 얘기를 한 것이다. 국민 의견을 듣고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당초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안 교수가 "나이도 있으니까, 이번이든 다음이든 기회가 닿을 수도 있다. 여하튼 최종 목표는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차기 대선까지 염두에 둔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이번 대선에서는 불출마 쪽으로 마음이 굳어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 참여를 선언하더라도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야권 후보를 지원하며 대선 출마를 중도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일제히 안 교수 입당 압박에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입당 압박은 대선 경선이 흥행 부진에 시달리면서 안 교수의 결단 임박설이 나오자 기선 제압과 의원 단속 차원에서 입당론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강기정 최고위원은 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안 교수의 단독 출마는) 현실화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과거 박찬종, 이인제 등 제3후보가 실패한 전력을 볼 때 그런 결심을 하기 용이하지 않고 국민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호중 사무총장도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안 교수가 민주당에 입당하는 것을 전제로 하지 않는 단일화 협상은 있을 수 없다고 분명히 밝힌다"고 못을 박았다. 안 교수 측은 민주당의 이 같은 입당 압박에 대해 "특별히 정당에서 하는 말에 대해 의식하지 않고 있다"고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