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회 학칙 기구화를 놓고 금오공대(총장 우형식) 본부와 교수들 간 마찰이 심화되고 있다.
교수회 학칙 기구화를 추진하는 교수들은 교수 203명 중 144명이 서명 발의해 교수회 학칙 기구화 개정안을 제출한 만큼 대학본부는 3주 이내에 처리해야 한다는 학칙대로 개정안을 확정 공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 학칙에 따르면 학칙 개정은 교수회 구성원 과반수 또는 총장이 발의하며, 총장은 이를 공고한 날로부터 3주 이내에 교수회 심의를 거쳐 확정 공포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대학본부는 지난달 23일 교수회 학칙 기구화 개정안 처리를 위해 교무회의를 열었으나 '이견이 있어 재심의 하겠다'며 처리를 미루고 있고, 이달 19일 전체 교수회를 소집, 안건을 토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상당수 교수들은 "71%의 교수들이 서명 발의한 학칙 개정안을 교수들을 소집, 이를 다시 확인해 본다는 발상 자체가 교수들을 무시한데서 비롯된 것 아니냐"고 따지고 있다.
게다가 대학본부 측은 교무회의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아 '모욕적인 일'이란 교수들의 반발까지 사고 있다.
일부 교수들은 "전체 교수들의 대의기구 역할을 해야 할 교무회의가 교수 의견 수렴 결과를 자의적이고 독선적인 판단으로 부결시킨 것은 엄청난 폭력이며, 대학본부가 교수들 위에 군림하고 억압하는 기구가 돼 버렸다는 것을 입증한 하나의 사건"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또 "대학본부가 밝힌 이견 중 중대한 것이 교수회 의장을 평교수가 아닌 총장이 해야한다는 것인데, 이는 민주화가 덜된 대학에서나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금오공대는 올초 국립대 총장 직선제 폐지를 논의할 때부터 대학본부와 교수들 간 갈등이 컸다. 결국 6월 초 교수협의회 임원단 8명이 총사퇴하면서 현재까지 교수협의회 기능이 정지되고 있다.
대학본부가 전체 교수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못하고, 정부의 방침만 서둘러 따라가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금오공대가 너무 빨리 가려고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지금 금오공대에 필요한건 시계가 아니라 나침반이 아닐까?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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