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김범일 시장과 김관용 지사는 '대구경북이 멀리 보고 함께 가는 모습으로 시'도민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나가자'고 밝혔다. 서로 소통의 장을 열어 상생 발전을 위한 문화관광과 도농 교류의 확대 등 중'장기적 사업도 함께 협력해 나가자는 절박한 목소리다. 글로벌 역량을 갖춘 독자적 지방경제권을 형성하기 위하여 내부적 힘을 모으고 타 시도와의 경쟁 우위를 추구함은 물론, 동북아나 세계 도시경제권과의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는 기반 구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은 지난 7월 대구시 농업기술센터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도시농업과 지역특화 사업의 기술 협력을 위한 소통의 단초를 마련한 것이다. '대도시에 웬 농업기술센터냐'고 할지 모르지만 대구시의 농가 인구는 5만 명에 이른다. 최근 대구시는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해 지역특산물(사과, 연근 등) 재배와 문화행사를 접목하여 도시민의 농심 함양과 체험 확대에 힘쓰고 있다. 또한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 대구 도심의 벼 화분 거리와 팜아트(Farm Art) 조성을 통한 벼논 홍보'는 농업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사례다. 다만 대구시의 행정조직과 예산에서 농업 부문의 비중은 너무나도 미미하여 안타깝다.
농업은 행정구역을 초월하여 생산, 가공, 관광 및 융'복합이 어우러진 도농 상생의 미래 생명산업이다. 도시와 농촌은 인적'물적 교류를 통하여 소통과 신뢰와 발전을 함께 이루어가는 상생의 공동체이다. 대구시 '농업인대학'과 경북도 '농민사관학교'는 서로 문호를 열어 농업기술 교류는 물론 도농 교류의 장이 되어야 한다.
대구경북 상생 발전에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소통과 신뢰다. 이를 위하여 가장 기본적인 일부터 시작하면 어떨까 한다. '밥상머리에서 인심 난다'는 말이 있다. 대구경북 상생 발전의 근본을 농업'농촌'농민에 두자. 대구시 발전에는 경북농업의 뒷받침이 필요하고, 경북농업 발전에는 대구시의 소비기반이 받쳐 주어야 한다.
최근 농업의 핵심은 로하스(LOHAS'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시대에 어울리는 친환경 농업과 안전한 먹거리의 공급이다. 서울시를 비롯한 많은 지방자치단체는 지난해 정치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학교급식을 위한 중'단기적 정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학교급식은 '친환경 급식'이 핵심이다. 우선 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안전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로컬푸드 운동'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우리 농산물의 소비는 우리 몸을 살리는 동시에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친환경 급식은 우리의 전통식단을 중요시하여 서구적이고 자극적인 맛에 길든 우리 아이들의 식습관을 균형 잡힌 식생활로 변화시켜 나간다. 또 친환경 급식은 생산자(경북)와 소비자(대구) 사이의 '관계 회복' 운동이다. '도농 신뢰의 확대'와 '먹거리 수송 거리 축소'를 통하여 푸드 마일리지(온실가스 배출 지표)도 줄이고 마음의 거리도 훌쩍 당겨보자.
친환경 급식은 또한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는 사업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농협과 함께 광역친환경급식관리센터 사업을 검토 중이고, 경상북도와 경북대는 정부 지원의 '친환경농업연구센터'를 군위에 설치 중이다. 우리 지역의 친환경 농업을 활성화하고 친환경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하여 국내 공급은 물론 수출상품으로 발전시키자는 목적에서다.
시도 간의 소통과 협력은 시너지를 창출한다. '물 전쟁'이란 말을 들은 대구시 취수원의 낙동강 구미 상류 이전 추진은 소통의 부족에서 비롯된 사례다. 향후 물 산업, 메디 산업, 섬유 프로젝트, 로봇클러스터 사업 등은 대구경북의 일자리 창출과 550만 시'도민의 역량을 모으는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특히, 도시철도 2호선 경산 연장 사업은 올 10월 개통과 함께 시도민의 소통과 도농 상생의 새 길을 열게 될 것이다.
도시민들은 우리 지역 먹을거리로부터 고향에 대한 향수와 푸근함을 느낀다. 수많은 대구시민이 같은 입장일 것이다. 시도민이 '열린 자세'와 '포용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대구시민은 마음을 열어 소통하고 경북의 너그러운 농심을 함께 품어가자. 경북도는 녹색의 산림과 광활한 해양 환경을 기반으로 도시민의 휴식처가 되도록 하자.
권중호/전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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