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장폐지 그린손해보험…가입자들 해약할까 말까

가입자 손해 가능성 낮아 인수기업 계약인수 일반적

그린손해보험 가입자와 주주들 속 탄다

몇 년 전 그린손해보험의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직장인 김모(44'대구시 수성구 중동) 씨는 "상장폐지로 보험 계약자들이 받는 피해가 없는지, 피해가 있다면 보험을 해약하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계속 유지를 해야 하는지 궁금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어디에 물어봐야 할지 몰라 속만 태우고 있다"고 했다.

부실기업으로 분류돼 지난 7월 상장폐지된 그린손해보험 보험 가입자들과 소액 주주들이 불안한 날을 보내고 있다. 피해자들이 만든 카페에는 "그린손보를 통해 장기투자를 해 온 사람인데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알 수가 없어 답답하다" "주식을 갖고 있는데 꼭 자금 여력이 풍부한 기업이 인수를 했으면 한다" 등 피해를 걱정하는 글이 많이 올라 있다.

8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보험 가입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보험 해약 여부다. 그린손보가 다른 손보사보다 더 좋은 조건을 내세워 가입자를 많이 유치했기 때문에 가입자들 사이에서는 이 점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는 걱정을 하고 있다. 인수 기업이 정해지더라도 손해율이 높은 보험 상품은 인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기 때문.

암 보험 가입자인 이모(34) 씨는 "모든 보험이 인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특히 손해가 나는 암과 실손보험 등은 인수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는 말을 들었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보험전문가들은 가입자가 피해를 볼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해지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도에 계약을 해지하면 가입 기간에 따라 큰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손보사가 상장폐지되었을 때 보험 가입자를 보호하기 위해 인수 기업이 피인수기업의 보험 계약을 떠안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수 기업을 찾지 못할 경우에는 여러 손보사가 나누어서 보험 계약을 인수하는 경우도 있다. 2003년 상장폐지된 해동화재가 인수 기업을 찾지 못하자 여러 손보사들이 나누어서 보험 계약을 인수한 사례도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인수 기업이 보험 계약을 선별해서 인수한 전례는 없다. 다만 약관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구두 계약 등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다시 한번 계약 내용과 약관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주주들의 사정은 다르다. 상장폐지에 따른 주가 급락 피해는 고스란히 주주들의 몫이다. 인수 기업이 나타나더라도 주주들의 피해는 불가피하다. 통상적으로 인수 기업이 주식을 소각하거나 감자를 통해 기업 인수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기 때문이다.

한편 예금보험공사는 이달 12일까지 경쟁입찰로 그린손해보험 인수의향서를 접수한다. DGB금융지주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가운데 보험업계에서는 새마을금고와 BS금융지주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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