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화물터미널 부지' 시세차익 최소 380억, 삼일은 "100억 안돼"

포항 화물터미널 매입 관련 시민단체 "장부 공개하라"

특혜 논란에 휩싸인 포항시 대잠동 화물자동차터미널 부지가 도시계획 변경으로 용도 폐지될 경우 시세 차익은 얼마나 될까.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는 ㈜삼일은 터미널 부지 8만8천600㎡에 대한 용도 폐지가 이뤄지더라도 시세 차익은 100억원 이하라고 밝히며 특혜설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삼일 측이 주장하는 이 부지에 대한 시기별 매입가를 최대한 반영하더라도 매입가가 120억원대인데, 업계는 화물자동차터미널 부지가 용도 폐지될 경우 땅값이 크게 뛰어 이 부지 땅값은 총 500억~600억원대로 추산한다.

시기별 매입가를 감안할 경우 최소 380억원가량의 시세 차익이 생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삼일은 1984년부터 1997년까지 터미널 부지를 매입했는데, 1984년 7개 회사와 손을 잡고 자신의 할당분 1만여㎡를 3.3㎡당 2만원에 매입했다. 이후 7개 회사가 터미널 조성 의사를 포기하면서 삼일은 순차적으로 땅을 사들였고 비쌀 경우 3.3㎡당 최대 50만원에 매입했다.

안인수 삼일 종합기획실 사장은 "1984년부터 1997년 터미널 운영이 시작되기 전후까지 시기에 따라 3.3㎡당 10만원, 20만원을 주고 사기도 했고 최대 50만원까지 매입했다"고 밝혔다.

만일 삼일의 주장대로 최초 매입한 1만여㎡(매입가 6천여만원)를 제외하고 나머지 부지를 모두 3.3㎡당 최대 50만원에 매입(119억9천여만원)했다고 하더라도 전체 매입가는 최대 120억원대라는 계산이 나온다.

부동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삼일의 계산법이 맞지 않으며 부풀려진 의혹이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는 근거이다.

삼일 측은 1984년부터 2000년까지 땅 매입에 따른 자금이 250억원가량 소요됐고, 누적된 터미널 운영 적자와 새 이전부지 조성에 투입된 자금 등을 감안하면 현 터미널 부지 매각에 따른 실질적인 이득은 거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일 측은 "부지 매매에 따른 토지거래 장부에 250억원이라고 기재돼 있고, 세무서에 그 액수로 신고했다"며 "1997년부터 터미널을 운영하면서 매년 6억원 이상씩 적자가 발생했고, 특히 새로 이전하는 대송면 터미널 부지 조성을 위해 추가로 수백억원이 들어갔다"고 밝혔다.

하지만 본지 취재진이 터미널 부지와 관련한 토지거래 장부 확인을 요청하자, 삼일 측은 공개의사를 밝혔다가 다시 이를 거부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삼일 측이 시세 차익이 별로 없다면 굳이 무리수를 두면서 도시계획 변경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 떳떳하다면 총매입가 내역을 밝히면 된다. 삼일이 큰 시세 차익이 발생한다면 지역에 환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이걸 확실히 하기 위해서라도 시세 차익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