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일을 많이 겪었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꿈은 이루어집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습니다."
올 6월 대구 달서구청 개방형 감사실장으로 선발된 공인회계사 이차원(48) 씨는 "공인회계사를 거쳐 공무원으로 선발됐지만 탄탄대로만 걸은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2006년 40대 초반의 나이에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기까지 그의 삶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1990년 경북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했지만 넉넉하지 못한 가정 형편 때문에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시험 준비를 했다. 공부와 일을 병행하며 시험을 준비하던 1994년 4월 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졌다. 그 뒤 3년 동안 모친은 회복하지 못했고, 그는 동생과 함께 병석을 지켰다. 입원비를 마련하느라 더 바쁘게 일을 해야만 했고 합격의 꿈은 멀어져 갔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의지할 곳이 없어진 그는 방황할 수밖에 없었다. 나이가 많은 데다 경력이 없어 정규직 취업의 문은 높기만 했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인회계사 시험에 다시 도전하기로 했지요. 학원 강사와 회계법인 보조 업무를 하면서 꿈을 키웠습니다."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아파트 경비원 등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는 등 주독야경(晝讀夜耕) 끝에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그는 "'포기하지 않으면 꿈은 이루어진다'는 믿음이 제2의 인생을 열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동료들에 비해 늦게 시작한 일이지만 회계사 업무가 익숙해질 즈음 기업체든 관공서든 전문직으로서 일을 수행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개방형 직위 공모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도 이때쯤이다.
그는 "업무의 독립성이 보장된 개방형 공무원이라면 공직사회의 기강을 흔드는 온정주의와 불공정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고 말했다. 이 감사실장은 "업무를 시작한 지 2개월이 됐지만 재무제표 분석이 주된 업무인 기업체 감사와 달리 관공서 감사는 공직사회 내부 통제 기능이 중요하다"면서 "집행부와 의회 사이에서 중립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그가 하는 일은 공무원 직무 위반 여부 감시, 민원처리 등이다. 외부 인사의 채용을 두고 응원만큼이나 많은 우려의 목소리를 잠재우려고 다른 시'도 지자체의 개방형 직위 성패 사례를 분석하기도 한다.
"법과 원칙에 따라 감사 업무를 수행하겠지만 채찍질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조직 내부와 균형을 맞추면서도 외부 인사로서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 공정한 감사를 수행해 공무원에 대한 주민의 신뢰를 높이겠습니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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