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안동간고등어 세계화

지난 4월 의성 안계 위천 둔치에서 국제연날리기대회가 열렸을 때의 일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새벽녘 의성에 들이닥친 외국 선수들의 아침식사 준비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적이 있다.

통상 소불고기나 돼지갈비 또는 삼겹살을 구워 야채와 함께 내놓으면 웬만한 외국인들의 한 끼 식사로는 무난한데, 이날 새벽에 도착한 팀은 중동 지역과 동남아의 무슬림 국가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이었다.

돼지고기를 금기시하는 이들은 생선 요리를 요구했는데, 내륙 지방인 의성에서 아침상에 느닷없이 생선으로 장만한 요리를 내놓으라니 참 난감한 일이었다. 이때 적시타를 날린 것이 바로 '안동간고등어'였다.

급하게 안동간고등어를 노릇노릇하게 구워 반찬으로 올리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최고의 생선 구이 맛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가 하면, 살코기를 발라 먹고 남은 뼈를 들고 카메라로 인증 샷을 찍는 법석을 떨기도 했다.

돼지고기를 기피하는 이스라엘 참가자들과 소고기를 먹지 않는 인도 사람들은 물론 유럽 국가의 선수들도 안동간고등어 맛에 매료되었다. 별다른 향신료나 양념 첨가 없이 소금 간으로만 맛을 낸 생선 요리가 지구촌 곳곳에서 온 외국인들의 구미를 당긴 것은 안동간고등어의 세계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었다.

그 안동간고등어가 중국 동북 3성에 상륙하면서 15억 중국인들의 식탁 공략에 나섰다. (주)안동간고등어는 이달 초 연변 용정에서 중국 무역회사와 합작 투자 약정서를 체결했다.

따라서 중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안동간고등어를 길림성, 흑룡강성, 요녕성 지역에 우선 판매하게 된다. 때마침 조선족 자치주 설립 60주년을 맞은 잔치 분위기 속에서 한류를 머금고 올라온 안동간고등어에 대한 조선족 동포와 중국인들의 호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안동간고등어는 APEC 경제회의에서 우수 글로벌 브랜드로 선정된 자랑스런 향토의 특산품이다. 국산 원료 가격 상승에다 유사 상품의 유통으로 위기에 직면했던 안동간고등어가 대륙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면서 외국에서 로열티까지 벌어들이는 브랜드로 거듭난 것은 반갑고도 반가운 일이다. 안동간고등어의 해외 시장 개척이 중국에 이어 동남아와 중동 국가를 거쳐 유럽과 미주로까지 널리 확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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