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두류공원은 문화·예술의 보고(寶庫)다. 주변에 대구문화예술회관, 코오롱야외음악당 등 다양한 시설이 어우러져 늘 여유와 낭만이 흘러넘친다. 낮에는 산책과 운동하는 시민들로 북적이지만, 밤이 되면 음악 천국으로 변한다. 곳곳에서 공연이 펼쳐져 운동하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다. 대구시민의 소중한 안식처다.
◆코오롱야외음악당 주변
두류공원 코오롱야외음악당 앞 드넓은 잔디밭은 천국이다. 낮에는 한가롭던 그곳이 해거름이 되자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오후 8시쯤이면 가족, 친구, 연인끼리 돗자리를 깐 뒤, 눕거나 엎드리는 등 가장 편안한 자세로 휴식을 한다. 평화와 여유로움이 흘러넘친다. 문득 '대구에도 이런 곳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금 동호회 '취락' 회원들은 종종 두류공원으로 향한다. 가을바람을 즐기며 야외음악당 앞 잔디밭에 자리를 잡고 대금소리를 가다듬는다. 9월로 접어들면서 그토록 요란스럽게 울어대던 매미 소리는 잦아들었다. 평온한 분위기에서 애잔하게 들려오는 대금소리는 휴식하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려 '앙코르' 요청이 쏟아진다.
5년째 대금을 즐기고 있는 이정현(56·대구시 중구 남성로) 씨는 "우리 조상이 즐겨온 대금 소리야말로 인간의 가장 깊은 내면의 소리를 대변해 주는 천상의 소리"라고 대금 예찬론을 편다. '취락'의 윤종필 총무는 "두류공원은 대금 외에도 색소폰, 오카리나 등 다양한 악기를 즐기는 동호인이 어울려 연주하기에 정말 좋은 곳"이라고 말한다.
이월드 83타워의 화려한 불빛을 등지고 대금을 연주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또 다른 멋이 느껴진다. 야외음악당에는 매주 금요일 국악한마당 '우리 가락 우리 마당'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비보이, 현대무용, 댄스, 보컬그룹 등의 공연과 영화상영도 한다. 두류공원은 밤마다 흥겨운 춤과 선율로 달구벌의 밤을 적신다.
◆성당못 연주회
성당못 주변으로 자리를 옮기니 또 다른 장면이 펼쳐진다. '베사메~ 베사메 무쵸''비 내리는 호남선 남행열차에~'신나는 연주 소리에 저절로 어깨가 들썩거려진다. 매력적인 색소폰 소리에 이끌려 발걸음을 옮겼다. 못 주변에 차려진 무대 주변은 이미 만원이다. 300여 명의 구경꾼이 몰려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화려한 소리의 주인공은 '아울랑 앙상블 색소폰 합주단'(단장 신재성)이다. 김종욱 색소폰 교실 출신들로 조직한 합주단은 머리가 희끗희끗한 50, 60대 중년들이다.
합주단을 이끌고 있는 김종욱 단장은 "아울랑 앙상블 합주단은 '아름다운 울림을 만드는 낭군들'이란 뜻"이라고 설명한다. 설립 6년째인 이 합주단은 요즘 매월 첫째·셋째 화요일마다 연주회를 펼친다. 18명의 회원이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두류공원에서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한다.
색소폰 연주를 구경하던 조원제(62·서구 내당동)·강미애(51) 씨 부부는 "운동을 하던 중 색소폰 소리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이곳으로 왔다"며 "단원들이 우리 또래의 친구들이라 연주곡도 귀에 익숙한 옛 노래를 들려주니 너무 흥겨워서 춤을 추고 싶다"며 박자에 맞춰 연신 어깨를 들썩인다. 이곳에는 매일 다른 연주자들이 다양한 솜씨로 봉사활동을 펼쳐 연중 구경거리가 넘친다.
사진·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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