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정규 학교 구미상록학교, 올 검정고시 총 51명 합격

"지천명 넘었지만 배움의 끈 놓지 않아요"

비정규 학교인 구미상록학교가 이달 3일 2012년 제2회 국가 검정고시에서 합격한 18명에게 합격증을 전달하고 있다. 구미상록학교 제공
비정규 학교인 구미상록학교가 이달 3일 2012년 제2회 국가 검정고시에서 합격한 18명에게 합격증을 전달하고 있다. 구미상록학교 제공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한 덕분에 검정고시 합격증을 받았습니다."

구미 원평동의 비정규 학교인 구미상록학교(교장 정태하)가 2012년 제2회 국가 검정고시에서 18명의 합격자를 배출하는 경사를 맞았다. 국가 검정고시는 매년 4월(초등부 5월)과 8월 등 3차례 전국적으로 치러지고 있으며, 구미상록학교는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중등부 16명, 고등부 35명 등 총 51명이 합격 했다.

특히 이번 검정고시 합격자들은 남다른 가슴 아픈 사연들을 품고 있다. 최고령 신임숙(54'구미 형곡동) 씨는 김천 대덕면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가정 형편 때문에 줄곧 동생들을 뒷바라지하느라 배움의 기회를 놓쳐 못 배운 서러움을 뼈저리게 느껴왔다. 신 씨는 지난해 4월 상록학교에 입학, 4개월 만에 중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1년 만에 고졸 검정고시까지 잇따라 합격했다. 신 씨는 "올해 수시에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해 다른 사람들을 위한 봉사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척수장애 1급인 김모(39'구미 도량동) 씨는 도우미의 도움으로 3개월간 휠체어를 타고 다닌 끝에 중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정태하 교장과 이순배 교사는 6일 김 씨의 집을 찾아 합격증을 전달했다. 또 새터민가족인 임모(19) 양은 최우수 성적으로 합격했다.

구미상록학교 학생들은 청소년기에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학업을 하지 못한 어르신들과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청소년 등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현재 5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과 90여 명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올해 26회째를 맞으며 1천250여 명의 합격생을 배출했다. 정태하 교장은 "대구경북의 야학 중 최고의 합격자를 배출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명예로 전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며 "올해 경북도교육청으로부터 초등학력 인정기관으로 선정됐으며, 내년부턴 중학교 과정까지 학력이 인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054)457-3422.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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