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가족 이야기] 우리집 가훈 '처음처럼' 매일매일 새로운 기분

내가 어렸을 적 우리 집 가훈은 '최선을 다하자'였고 초등학교 입학하면서 '맨 앞자리에 앉자'로 바뀌었다.

엄마, 아빠, 형, 나 모두 키가 커 맨 뒷자리에 앉다보니 선생님의 시선 밖이고 분위기가 어수선하여 공부에 집중도 잘 안 되고 하여 어디를 가든지 키 순서가 아니면 무조건 맨 앞자리에 앉자는 의미에서 정해진 가훈이었다. 누구나 꺼려하는 맨 앞자리에 앉다보니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생겼다. 형이 취업을 앞두고 방학동안 여러 기업체 탐방에 참석하면서 여러 가지 느낀 점들을 나에게 얘기해 주었다. 그 중에도 무슨 일을 하든지 흔히 말하는 초심을 잃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모든 일을 할 때 늘 처음 시작할 때처럼 기대와 설렘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힘들고 지칠 때, 포기하고 싶을 때, 마음을 추스르며 '처음처럼'을 외치다 보면 절로 힘이 쏟는 것 같다. 가족회의에서 네 명이 만장일치로 '처음처럼'으로 가훈을 바꾸기로 했다.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고 일어서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저녁 무렵에도,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다시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힘을 얻기 위한 구호처럼 '처음처럼'을 외치다 보니 매일 매일이 새날처럼 새로운 기분이 든다.

김보관(대구 북구 산격동)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