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축구장 펜스를 고철로 팔아치운 軍

영양군 감천 축구보조구장, 軍 "군사시설로 알고 철거"

영양군이 군부대로부터 무상사용 허가를 받아 조성한 축구장 펜스(철망과 철기둥)를 군부대가 임의로 철거해 고철로 팔아치운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영양군은 2000년 초 영양읍 감천리 50사단 예하 영양부대가 철수한 뒤 2002년 군부대 부지에 대해 무상사용 허가를 받아 이곳 연병장에 1억2천여만원을 들여 옹벽과 안전펜스를 설치해 축구장으로 조성, 2009년까지 영양군축구연합회가 주말리그 등의 축구경기장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이 축구장은 2002년 월드컵 열기에 편승해 축구 동호인들의 주말 경기장으로 인기를 얻어오다 2009년 영양군이 지원한 영양고 인조잔디 축구장이 마련되면서, 사용이 중단됐다.

하지만 영양군은 2천500여만원을 들여 설치한 축구장 철망(높이 3m, 길이 250여m)과 철기둥(지름 10㎝) 50여 개가 모두 뜯겨 나간 것을 최근 확인하고 경위 파악에 나서, 군(軍)이 부지 매각을 앞두고 부대 내 방치된 각종 시설물을 철거해 간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이 부대는 군 병력과 산소 절단기 등 장비를 동원했지만 상급부대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영양군 조사결과 이 부대는 지난해 10월쯤 축구장 철망펜스와 철기둥 등을 군 병력과 절단기'트럭 등을 동원해 철거한 뒤 이를 고철상에 200여만원을 받고 팔아 부대 테니스장 철망 보수에 사용했다는 것.

당시 축구장 시설물 철거작업을 지시했던 군 간부는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50사단 관계자는 "오랫동안 비어 있던 부대의 부지 매각을 앞두고 새로 부임한 부대장이 시설을 둘러본 후 군사시설로 잘못 알고 임의로 지시해 철거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철거한 시설물을 고철로 매각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자체조사를 벌여 영양군에 통보하고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양'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청송'전종훈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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