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원푸 지음/ 권소영'조성환 옮김/ 글누림 펴냄
요리에 관한 이야기다. 배경은 천하 제 일경이라는 중국 쑤저우(蘇州). 먹는 것도 풍족하다고 소문난 고장이다. 주인공 가운데 한 사람은 미식가고, 한 사람은 국영식당 사장이다. 두 인물 다 '먹는 것'에 일가견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 둘은 '맛의 욕망'과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갈등하는 인물들이며, 서로 반대의 입장에 서 있다.
미식가 '주쯔예'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돌아다니고 자나깨나 먹을 생각만 한다. 하지만 아무거나 먹지 않는다. '맛있는' 것만 먹는 것이다. 이러한 미식가를 반대하는 것이 훗날 국영식당의 사장이 되는 '가오샤오팅'이다. 주쯔예 집에 세 들어 사는 가난한 주인공은 할 일 없이 먹는 것만 좋아하는 그를 혐오하게 된다.
소설은 잘 먹는 사람과 잘 먹는 것을 혐오하는 사람의 숙명적인 대립을 그려나간다. 먹는 것을 혐오하지만 식당의 사장이 될 수밖에 없는 주인공이 미식가와의 반대 입장에서 식당을 운명하는 방식이 어떨지, 이 둘의 끝은 어떻게 이루어질지, 이야기는 독자들을 흥미진진함 속으로 이끌어간다.
이 책은 두 주인공의 미식에 관한 갈등으로 이야기가 이루어져 있는 동시에, 신중국 사회의 역사도 함께 보여준다. 미식의 형태가 해방 전, 해방 후, 신시기로 바뀌고, 정치적 상황에 맞물려 또한 변한다.
이 책은 루원푸의 대표작으로 영어, 불어, 일어 등으로 번역되어 해외에서도 소개되었다. 일본에서는 두 종의 번역본이 나왔고 프랑스 파리에서만 10만 부가 팔렸다고 한다.
요리와 음식은 그 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문화'인데, 쑤저우 음식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거기에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섞여져 '맛있는 소설'이 된 것이다. 이것이 세계가 인정하고 작품성을 높게 평가한 이유가 아닌가 싶다. 204쪽. 1만2천원.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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