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람 마음도 메커니즘 있어"…해피대법회 여는 뿐냐디빠 스님

뿐냐디빠 스님의 강의서적.
뿐냐디빠 스님의 강의서적.

"수소 원자 2개, 산소 원자 1개가 합친 걸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H₂O) 이라고 답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조건 지어지느냐에 따라 물이 되기도 하고, 얼음이 될 수도 있으며, 수증기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 마음 역시 어떻게 조건 지어지느냐에 따라 언제든 변화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마음을 다스리는 본질적인 부분도 이 속에 들어 있습니다."

초기 불교 전공자인 뿐냐디빠(중세 인도어인 빠알리 어로 '공덕이 쌓인 섬'이라는 뜻의 법명) 스님이 마음을 다스리는 근본원리를 전파하는 '해피설법회'를 대구에서 열었다. 이달 초부터 6개월 과정으로 제1기 수강생을 위한 '해피 설법회'를 진행하고 있는 것. 일명 '해피 스님'이라 불리는 그는 조계종 소속이 아닌 한국테라와다 불교(빠알리어로 된 초기 불교 경전을 중시한다. 한국과 중국의 대승불교에서는 산스크리트어로 된 경전을 중시한다) 소속이다. 이 테레와다 불교는 한국에서는 소수파이지만 태국'스리랑카'미얀마 등의 불교 교파로 남방불교 또는 소승불교에 속하는 다수파다.

뿐냐디빠 스님은 이 초기 불교 경전에 관심이 많다 보니 한국테라와다 불교에 몸담게 됐으며, 2,600년 전 부처가 가르친 그대로의 말씀에 대한 연구에 정진하고 있다. 이에 더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교수법으로 마음의 변화에 대한 근본원리를 수강생들에게 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초기불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뿐냐디빠 스님의 설명이다.

스님은 우리 마음이 전개되는 과정을 '심'(心-마노)-'의 '(意-찌따)-'식'(識-윈냐나)으로 보고, 인간의 마음 메커니즘은 무엇인가를 인지하고 알게 되면서 생기는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완벽하게 다른 행동이나 말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라고 설파한다. 이 때문에 그는 "세상사 다양한 일들을 정확하게 인지한 후, 마음의 변화에 대해 알고 행동을 해야 보다 욕심을 줄이고, 자신에게 적합한 마음 상태에 맞는 행동이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뿐냐디빠 스님은 부처님 가르침의 진정을 찾아 학자처럼 초기 불교 경전(니까야)에 파고들었다. 그리고 박사논문과 같은 자신만의 강의서적, '해피설법회'(부처님 가르침의 진정성 찾기)를 펴냈다. 2년 전부터 네이버 카페에 '해피법당'(http://cafe.naver.com/ happybupdang)을 개설하고, 단 1명을 위해서라도 강의를 하면서 스스로 깨달은 마음의 작동원리에 대한 설파를 시작했다.

뿐냐디빠 스님은 우리나라 사람이다. 법명이 한자어로만 된 우리나라 스님과 비교할 때 다소 생소하다. 그의 개인사는 이채로웠다. 그는 강원도 원주 태생으로 본명은 김희섭이다. 원주고를 거쳐 부산대 화학공학과(78학번)를 졸업한 후엔 SK에서 10년간 근무했다. SK 본사에서 일할 때는 입사 동기들에 비해 승진도 빨랐고, 상사로부터 인정받는 유능한 과장이었다. 하지만 5년 전 그는 안정된 삶이 보장된 대기업을 버리고, 경남 김해 반야라마(초기 불교 수행처)에서 출가를 결심했다. 어릴 때부터 불자로서 재가법회 등에서 봉사하면서 하고 싶었던 불교 경전에 대한 연구에 뛰어들기 위해서였다. 문의 070-4175-4745

사진'우태욱기자 woo@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