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 구미 시민프로축구단 창단에 거는 기대

영국의 항구도시로 유명했던 리버풀은 18세기 들어 몰락의 길을 걸었다. 이전까지 수출 물동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맨체스터가 내륙 운하를 만들면서 수입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었다. 쇠락했던 리버풀은 비틀스와 1892년 리버풀 FC를 창단하면서 문화와 축구로 도시 부흥에 성공했다. 리버플 FC는 1989∼1990 시즌 1부리그 우승, 2005년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2006년 FA컵 우승 등으로 영국 프로축구 1부 리그인 프리미어리그 명문클럽 중 하나다.

리버풀은 면적 113㎢에 인구는 42만2천여 명으로 구미와 규모가 비슷하다. 리버풀에는 비틀스 박물관과 함께 리버플 축구 경기장 주변으로 관광객들을 위한 문화시설이 즐비하다. 비틀스 박물관과 리버풀의 축구를 보기 위한 관광객만 연간 5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최근 구미 지역에서는 구미를 연고로 한 프로축구 K2부리그 축구단 창단(본지 8월 30일 5면 보도)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구미시는 지난달 31일 체육회 관계자와 시민단체, 언론 관계자 등 500여 명을 대상으로 '구미 연고 프로축구 K2부리그 창단을 위한 범시민 설명회'를 열었다. 구미시가 올해 시민 프로축구단 창단을 서두르는 이유는 내년부터 승강제가 도입돼 신규 창단팀의 K2부리그 가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구미는 국가산업단지를 보유하고 있는 내륙 최대의 수출도시이지만, 유럽발 경제위기와 세계 경기침체, 수출 물량 감소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민 프로축구단은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시름에 빠진 시민들의 자긍심과 애향심을 높이고 지역 통합과 경제 활성화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프로축구 K2부리그 창단이 시기상조라는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K2부리그 팀을 운영하려면 결국 기업체나 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 축구단 창단이 모험이어서는 안 된다. 시민들의 공감대를 충분히 이끌어야한다. 축구를 종합예술로 발전시켜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축구단이 탄생하기를 기대한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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