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이경숙(47) 씨는 최근 불면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아울러 얼굴이 붉어지고 화끈거리는 증상이 나타났다. 의사는 폐경을 진단할 수 있는 '항뮐러관 검사'를 권했다. 검사 결과 이 씨는 2년쯤 후 폐경이 올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 씨는 처음에는 두려움이 앞섰지만 의사의 지시에 따라 꾸준한 호르몬 관리와 운동을 통한 생활습관의 교정을 통해 정서적, 신체적 안정을 되찾았다. 대구차여성병원 박광휘 교수는 "여성들이 폐경과 갱년기를 맞으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이 상실감인데, 폐경 시기를 예측하고 관리하면 갑작스레 갱년기를 맞을 때보다 훨씬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나이만으로 폐경기 자가 진단은 위험
난소에서 분비되는 여성호르몬은 나이가 들수록 차츰 줄어들고, 폐경이 오면 급격히 감소한다. 하지만 폐경을 맞는 시기는 여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나이만으로 폐경을 자가진단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특히 최근 들어 조기 폐경도 늘면서 40대 이후 열성 홍조나 불면증, 식은땀이 나고 불규칙한 생리가 반복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검사법이 간단해져서 혈액검사만으로도 폐경 시기를 짐작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폐경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줄 뿐 아니라 조기에 관리해 폐경기를 즐겁게 보낼 수 있게 도와준다.
최근 폐경 진단에 쓰이는 검사는 '항뮐러관 호르몬(AMH) 검사'. 여성의 난소 능력을 반영하는 호르몬 검사다. 혈액 중 항뮐러관 호르몬 수치가 떨어지면 폐경기가 시작되는 것이고, 항뮐러관 호르몬의 수치가 0.5 이하면 2, 3년 이내에 폐경이 올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폐경 유무의 판단뿐만 아니라 고령의 나이에도 임신이 가능한지 확인할 수도 있다.
◆호르몬 및 골다공증 관리와 함께 심리치료 병행해야
여성호르몬은 질의 자정 작용, 임신의 성공과 유지, 혈액순환, 뼈의 칼슘 유지, 배뇨 기관의 건강 상태 등에도 관여한다. 아울러 피부를 젊고 탄력있게 유지해 주고 발모와 유방 발육에도 영향을 미친다. 남성 호르몬이 서서히 감소하는 것에 비해 여성 호르몬은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에 눈에 띄는 신체적 변화와 증세를 보인다.
심할 경우에는 급격히 감소된 여성호르몬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개인의 건강상태나 나이, 폐경 기간, 혈중 호르몬 수치, 골다공증 여부에 따라 호르몬을 보충하는 방법과 양이 달라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 처방을 받아야 한다. 여성호르몬 치료가 유방암이나 혈전증을 유발한다는 오해도 있었지만 통계상 위험성은 자연 발병률보다 미미한 수준이다.
아울러 규칙적인 운동, 영양학적으로 균형 잡히고 칼슘이 풍부하며 에스트로겐 유사 성분을 함유하는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에는 비타민D, 골 소실 억제제 등을 함께 복용해야 한다.
폐경에 대해 무작정 두려워하며 혼자 해결하려고 하는 방법은 바람직하지 않다. 박광휘 교수는 "에스트로겐의 결핍으로 골소실이 빨리 진행돼 발생하는 골다공증이나 질, 음순, 요도, 방광 등의 기관에 위축이 생겨 견디기 힘든 증상이 지속되면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폐경증후군을 앓고 있는 주부들이 모여 함께 감정을 공유하는 클리닉도 다양하게 열려 있기 때문에 이런 곳을 이용해 함께 대화하며 풀어가는 것도 좋은 치료법"이라고 했다.
도움말=대구차여성병원 박광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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