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의 브라질 출신 모아시르(52) 감독은 K리그에 연착륙할 수 있을까. 순탄해 보였던 모아시르의 국내 자리 잡기가 위기에 부딪혔다. 대구FC가 올 시즌 중반까지 강팀들을 잇달아 제압하자 프로축구 관계자들은 개인기와 패스워크를 앞세운 '삼바 축구'의 돌풍을 조심스럽게 점쳤다. 그러나 대구FC의 브라질 용병들은 국내의 거친 플레이에 부상으로 쓰러졌고 이들이 결장하면서 대구는 승점 쌓기에 실패했다. 대구는 결국 스플릿 시스템에서 하위 그룹으로 떨어졌다.
그런데 이를 진두지휘한 모아시르의 지도력이 아리송하다. 벤치에 앉지 않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그라운드에 서서 선수들을 독려하는 그의 모습은 상당히 다혈질적으로 보인다. 선수들에게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를 주문하는 등 투지 넘치는 경기를 요구할 듯하다.
하지만 모아시르는 기술을 앞세운 점잖은 브라질 축구를 선호한다. 선수들에게도 자상한 아버지처럼 부드럽게 경쟁심을 불어 넣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상 선수에 대한 관리도 철저하다.
이런 점에 비춰 볼 때 성적을 내야 하는 국내 무대에서 모아시르의 성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모아시르는 하위 그룹(그룹 B'31~44라운드)에서는 반드시 1위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다음 목표는 그룹 B에서 1위를 하는 것이다. 특히 홈에서 만큼은 무조건 승리를 거둬 홈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 내년 시즌 대비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모아시르는 K리그에 대해서는 "어떤 리그와 견줘도 경쟁력이 있다. K리그만의 특징이라면 심판들의 판정 성향이 다른 리그와 다른 면이 있다. K리그 심판들은 전체적으로 경기 중 선수들이 다소 거친 플레이를 해도 반칙으로 경기를 끊기보다 그대로 경기를 진행하는 경향이 있다. 만약 브라질 리그에서 한국 선수들이 그런 플레이를 하면 바로 경고나 퇴장을 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모아시르는 자신의 축구 색깔에 대해 "지금까지 줄곧 '볼 점유율'을 중시하는 축구를 추구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애초 목표한 8위 안에 들지 못했지만 우리 팀은 발전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경기장을 찾아 성원하는 대구시민들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더 많은 성원을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
성적을 잣대로 감독을 마구 자르는 국내 프로축구 무대에서 모아시르가 자신의 운명을 어떻게 개척할 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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