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통령선거 D-100일, 아직도 안갯속 정국

오늘(10일)로 제18대 대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대선판은 갑갑하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만이 확정됐을 뿐, 민주통합당은 국민들의 외면 속에 당내 경선 중이고, 그 경선이 2인자와의 결선 투표로 갈지, 민주당 후보가 대선 후보로 그대로 나갈지, 안철수 교수를 포함한 야권연대를 통해서 새로운 대권 주자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하는 불임 정당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

잠재적인 대권 후보 안철수 교수는 출마 여부를 밝히라는 국민적인 요구에도 들은 척 만 척 자기 속도로, 제 갈 길만 가고 있다. '안철수의 생각' 출간 이후 국민과의 소통을 내세우며 각계각층의 소수 모임과 대화를 갖고 있으나 그나마도 미리 발표하지 않고 언제나 행사가 끝나고 난 뒤 보도자료를 통해 알린다.

대권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았으니 국민들은 안철수 교수에 대해 알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고, 언론들은 변죽만 울리며 따라다닌다. 기성정치를 구태라고 흉보며, 정치 경험이 없는 것은 악에 물들지 않았다고 규정한 안 교수의 출마 여부와 그가 야당과 단일화하느냐가 대선판의 최대 변수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묵묵부답이다.

정준길 새누리당 전 공보위원이 안 교수 측근 금태섭 변호사에게 전화로 여성 스캔들과 금품 의혹을 전하는 뻘짓을 하자 안 교수 진영은 결과적으로 기성 정치인보다 더한 정치공학적 공세를 취했다. 의혹을 사찰론으로 피해가며, 앞으로 비리 폭로 의혹 규명보다 그 의혹이 어디서 나왔느냐를 더 따지게 만드는 괴력을 보였다.

사찰 여부는 필요하면 국정조사도 하라. 그러나 대선 100일을 앞두고도 유력한 대선 주자에 대한 본격 검증 기회를 갖지 못하는 유권자들을 생각하지 않는 잠재적 대권 후보도 볼썽사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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