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2010년 부끄러운 자살률 1위를 굳건히(?) 지켰다. 200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에 오른 이후 내리 7년째다. 지난해나 올해도 아직 통계가 안 나와서 그렇지 1위 자리를 여전히 지키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31.2명이다. OECD 평균 12.8명의 2.4배다. 매일 42.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자살의 질이 더 문제다. 노인일수록, 농촌으로 갈수록 자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2010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1만 5천566명 중 28.1%인 4천378명이 65세 이상 노인이었다. 노인 자살률은 81.9명으로 전체 평균(31.2명)의 2.6배에 달한다. 60이면 공자가 남긴 이순(耳順)의 나이다. 무슨 소리를 들어도 귀에 거슬리지 않게 된다는 나이다. 그 이순을 훌쩍 넘긴 노인들이 천수를 누리지 못하고 자살을 택하고 있다. 국민이 평화로울 것이라고 느끼며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농촌 지역 자살률이 도시 지역 자살률을 웃돌고 있다.
노인 자살이 많은 이유로는 경제적 빈곤이 첫손가락에 꼽힌다. 다음이 건강 악화, 외로움, 우울증 등 다양한 사유가 있다. 어느 것 하나 사회적 제도와 연관되지 않은 것이 없다. 급속히 산업화,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이에 대응할 우리나라의 사회적 안전망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농촌 노인들은 신체적 경제적 어려움이 생기더라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선진국일수록 노인 자살률은 젊은 층 자살률에 비해 줄어들고 있다.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그 정반대로 가고 있다. 자살은 이제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라는 점을 국가가 인식하고 장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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