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 100만 마리 코끼리 왕국의 착취 당하는 코끼리

KBS1 '환경스페셜' 12일 오후 10시

KBS 1TV '환경스페셜-라오스 코끼리의 노래'편이 12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인도차이나 반도의 내륙국가 라오스.

옛 이름 '란샹'왕국이 '백만 마리 코끼리의 왕국' 이란 뜻을 가졌던 것처럼 라오스는 코끼리가 번성한 나라였다. 인간과 코끼리가 32가지 혼을 공유한다고 믿는 라오스 사람들. 그만큼 코끼리와 깊은 정서적 유대관계를 형성해 온 라오스 인들은 오래 전부터 야생 코끼리를 길들여 함께 생활해왔다. 코끼리는 먼 길을 오가는 이동 수단이자 추수한 곡식을 실어 나르는 노동력으로 라오스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존재였던 것이다. 이 때문에 코끼리를 조련하는 마훗(Mahout)이란 직업도 생겨났다.

하지만 라오스가 개방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라오스 코끼리도 변화의 기로에 놓였다. 주로 집안 일을 도맡아 하던 코끼리는 이제 벌목장에서 고된 노동을 해야 한다. 게다가 코끼리의 숫자도 점점 줄어들어 40여 년 후엔 이들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임신한 코끼리는 임신 기간 1년, 새끼 양육 기간 1년, 합해서 2년간 일을 하지 못한다. 새끼는 10살이 넘어야 나무를 끌 수 있어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코끼리 번식은 수지가 맞지 않는다. 그래서 주인들은 코끼리를 기계처럼 계속 돌린다.

라오스의 길들인 코끼리는 지속가능하지 않게 착취당하는 자연의 메타포다. 현재 라오스에서 이들의 숫자는 약 450마리, 매년 15마리가 수명을 다해 죽지만 새로 태어나는 코끼리는 3, 4마리가 채 안 된다. 멸종 위기, 라오스 코끼리 앞에 놓인 슬픈 현실이다. 기분이 좋으면 긴 코로 바람을 불어 소리를 내는 코끼리, 기분 좋은 코끼리의 노래가 계속해서 이 숲에 울려퍼질 수 있을까?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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