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도산이라는 말을 들으면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흑자라면 영업활동을 통해 이익을 창출했다는 뜻인데 왜 도산을 할까?
흑자도산은 장부상 이익이 발생했지만 현금이 잘 돌지 않아 지급해야 할 수표나 어음 등을 결제하지 못해 부도 처리되는 경우를 말한다. 기업에 돈을 빌려주는 은행이나 주식투자자들은 도산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피해야 한다. 대차대조표를 보면 재무상태가 상당히 양호하고, 손익계산서상의 이익도 지속적으로 발생하는데도 불구하고 어느 날 기업이 도산을 했다면 황당하지 않겠는가. 이런 지표를 미리 알려주는 재무제표가 바로 현금흐름표다.
대차대조표는 기업의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재무제표다. 반석 위에 지어진 건축물이 튼튼하듯이 기업도 기초가 튼튼해야 오랫동안 수명을 이어갈 수 있다. 기업이 튼실한지를 알고 싶으면 대차대조표를 보면 된다. 반면에 손익계산서는 기업이 돈을 얼마나 잘 벌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재무제표다. 아무리 튼튼한 기업이라도 돈을 잘 벌지 못하면 가지고 있는 돈을 지속적으로 까먹게 될 것이고, 결국에는 문을 닫게 된다. 그래서 기업을 살펴볼 때에는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를 분석하는 것이 기본이다. 은행은 기업에 대출을 해주기 전에 반드시 해당 기업에 대한 신용분석을 한다. 과거에는 주로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를 가지고 분석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현금흐름표를 중요하게 다룬다. 왜냐하면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만으로는 알 수 없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현금의 유입과 유출이다.
손익계산서상의 이익은 장부상 이익이다. 만약 각종 비용으로 200원이 들어간 물건을 250원에 팔았다고 가정하면 50원이 남는다. 그러면 손익계산서상에는 50원이 이익으로 표시된다. 이런 영업활동이 지속되면 당연히 좋은 기업으로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물건값 250원을 현금이 아닌 외상으로 팔았다면 어떻게 될까? 외상 기간이 짧고 기일 내에 외상이 잘 회수가 된다면 별문제가 없겠지만 외상 기간이 길어지고, 외상 대금이 회수가 잘 안 된다면 어떻게 될지 쉽게 상상이 된다.
손익계산서를 통해서는 장부상의 이익만 알 수 있을 뿐이지 현금으로 거래를 했는지, 외상으로 거래를 했는지 알 수가 없다. 손익계산서상에는 분명히 이익이 발생하는데도 불구하고 기업이 도산을 하는 것은 현금이 돌지 않아서인데, 기업의 현금 유입과 유출을 표시한 것이 현금흐름표다.
기업의 경영자나 채권자, 그리고 주식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현금 흐름을 살펴보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현금흐름표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등 3가지로 분류된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기업의 본업인 영업활동으로 현금이 얼마나 창출되는지를 보여준다. 만약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이고, 이런 상태가 몇 년간 지속된다면 기업은 오래가지 못한다.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기업이 본업을 통해 창출한 현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기업의 외부로부터 현금이 얼마나 유입되고, 유출되는지를 나타낸다.
허수복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 부센터장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