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삐걱대고 있다. 물류 수송이 불편한데다 산업기반 시설도 부족해 기업들이 입주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철강산업단지의 경우 포화상태인데도 매달 5곳 이상 꾸준히 입주 문의가 들어올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반면, 포항시가 의욕적으로 조성 중인 신규 산업단지들은 분양률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12일 포항시에 따르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산업단지는 ▷포항 블루밸리 ▷영일만 제4일반산업단지 ▷포항 테크노파크 제2산업단지 등 국가지원 사업 3곳 ▷청하 신흥산업단지 ▷청하 미남산업단지 ▷구룡포 광남산업단지 ▷오천 광명산업단지 ▷연일 그린산업단지 등 민간자본 사업 5곳 등 총 8곳이다. 그러나 이들 산업단지의 분양률은 50%를 넘지 않을 정도로 저조하고, 조성 초기부터 자금난과 사업성 저조 등을 이유로 중단된 곳도 있다.
현재 1단계 분양이 진행 중인 영일만 제4일반산업단지의 경우 총 165만2천153㎡의 용지 중 6만2천659㎡가 분양돼 겨우 3%의 분양률을 보이고 있다. 이곳은 지난해 11월 포스코강판㈜이 MCCL 공장을 세우기로 포항시와 MOU를 체결했으나 최근 수익성을 이유로 건립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민자 산업단지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하다. 오천 광명산업단지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총 50만2천3㎡ 중 25만601㎡가 분양돼 50% 이상이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2010년 7월부터 사업이 시작된 구룡포 광남산업단지는 올 1월 시행사인 ㈜광남이 자금난 등을 이유로 산지 복구비 87억원을 납부하지 않아 공사가 중단돼 있다. 김영헌 포항철강산업단지관리공단 관리팀 차장은 "분양률이 저조한 것은 신규 공단들이 여러 지역에 분산돼 있어 기업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비싼 분양가와 포항시의 천편일률적인 지원 체계도 분양률을 떨어뜨리는 원인이다. 신규 공단 입주를 희망하고 있는 업체 관계자는 "포항의 민간 산업단지는 경주와 경남 창원 등 다른 지역의 1㎡당 평균 분양가가 16만원보다 40%가량 비싼 22만원 선이다. 요즘 같이 경기가 어려운 시기에는 비싼 분양가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철강산업은 그나마 포스코가 자리하고 있어 관련 업종이 집중되고 있지만 타 업종은 타 도시에 비해 이렇다 할 매력이 없다"고 했다.
이병기 포항시 경제산업국장은 "포항의 토지가격은 공시지가 자체가 높아 경쟁력에서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포항의 항만'공항 등 주변 인프라를 장점으로 앞세워 다국적 기업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며 "인프라 구축과 신뢰성 있는 지원 정책으로 포항만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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