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대구 동구 팔공산 동화사에 난입해 불교 서적을 찢고 탱화에 낙서를 하는 등 난동을 부린 혐의(본지 4일자 5면 보도) 등으로 전직 목사 S(42) 씨가 구속된 이후 개신교계와 불교계 간 미묘한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범개신교계는 동화사에 사죄의 뜻을 전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정작 S씨가 속한 교단과 동화사 간에는 화해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임재수 대구기독교총연합회장 등 개신교 목회자들은 12일 오후 대구 동화사를 찾아 사죄의 뜻을 전하기로 했다. 가톨릭을 비롯해 불교, 개신교 등 종교지도자들로 구성된 대구종교인평화회의의 중재로 이뤄진 방문이다.
이에 앞서 10일 대구종교인평화회의에 참여한 대구 지역 개신교계는 "배타주의에 매몰돼 증오에 찬 이웃 종교에 대한 공격 행위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동화사 총무국장 원광 스님은 "국가 분열이 걱정된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개신교계에서는 개인 문제로 치부하지만 왜 개신교에서만 이런 돌출 행동이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S씨가 속한 교단의 책임 있는 공식적 사과가 없다는 데 대해 불교계는 불쾌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S씨의 난동과 관련해 S씨가 몸담았었던 울산의 C교회 목사 등이 11일 대구 동화사를 찾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동화사 측은 만남에 응하지 않았다. 동화사 측은 "사찰에 도착하기 10분 전에 연락이 와서 대뜸 만나자고 하는 것도 문제고, 교단 소속 책임자들이 사과하는 성격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한편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구속영장이 발부돼 7일부터 대구 동부경찰서에 입감된 S씨는 10일 찾아온 가족 면회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S씨는 "성령님이 만나지 말라고 하신다"며 면회를 거부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S씨는 함께 유치장에 입감돼 있는 이들을 상대로 설교에 나서는 등 일반 목회자의 모습과 비슷한 행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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