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대선 링에 오를 채비를 갖추면서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와의 향후 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문 후보 측은 안 교수의 대선 출마 입장 발표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문 후보 측 이목희 공동선대본부장은 11일 "안 교수가 직접 출마하든 문 후보를 돕든 양측이 협력적 관계를 원만히 가져갈 것으로 본다"며 "안 교수가 처음부터 문 후보를 돕기보다 일단 출마 선언을 해서 넓은 지지층을 흡수한 후 단일화에 착수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교수가 어떤 선택을 하든 안 교수와의 연대를 하겠다는 것을 알린 것이다.
하지만 문 후보 측에서는 안 교수가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다는 푸념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문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거나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난 행사가 열릴 때마다 안 교수 측이 뒤통수를 치는 폭탄 발언을 일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안 교수가 대선 출마를 시사한 11일은 문 후보가 안 교수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 양자 대결에서 처음으로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날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는 이달 7일과 10일 전국 유권자 1천500명을 대상으로 전화임의걸기(RDD)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양자 대결에서 문 후보는 39.5%의 지지율로 안 원장 지지율인 37.1%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고 이날 밝혔다. 이 조사의 오차범위는 신뢰도 95% 수준에서 ±2.5%포인트다.
문 후보 측은 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열을 올렸지만 안 교수의 대선 출마 언급이 나오면서 집중적인 조명을 받지 못했다. 문 후보 측 한 관계자는 "민주당 대선 경선이 시작될 때는 안 교수가 '힐링캠프'에 출연하면서 초를 쳤고, 이번 경선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였던 광주'전남 경선이 열린 이달 6일에는 새누리당 측의 '불출마 협박'을 폭로하면서 잔칫상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중요한 시기에 나타나 딴죽을 걸어 일부에선 '아군인지, 적군인지 모르겠다'는 푸념도 많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안 교수가 출마 발표 시점을 추석 전으로 잡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현재 득표율 50%를 넘기며 대선 후보 확정 8부 능선을 넘은 문 후보에게 '견제구'를 날린 셈"이라며, "추석 밥상에 문 후보의 독상을 차려주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읽힌다"고 지적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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