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법 막는다며 아파트 전단지 부착 장사?

압주민과 계약 관리회사 상인들 상대 유료 영업…직접 배포 땐 경찰고발도

대구지역 일부 아파트 단지에 전단지 부착 경계령이 떨어지면서 광고료 부담을 안게 된 영세 상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12일 오전 동구 율하동 선수촌아파트 휴먼시아 5단지 각 동별 현관 입구에 부착된 전단지함에서 한 주민이 필요한 전단지를 한 장씩 챙기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지역 일부 아파트 단지에 전단지 부착 경계령이 떨어지면서 광고료 부담을 안게 된 영세 상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12일 오전 동구 율하동 선수촌아파트 휴먼시아 5단지 각 동별 현관 입구에 부착된 전단지함에서 한 주민이 필요한 전단지를 한 장씩 챙기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 일부 아파트 단지에 '전단지 부착 경계령'이 떨어졌다.

아파트 불법전단지 관리회사가 아파트 훼손과 주민 불편 등을 이유로 전단지를 붙인 업체를 사법기관에 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6일 대구 동부경찰서에는 전단지 부착 상점을 고발하는 내용의 진정서가 접수됐다. 인근의 한 식자재마트가 무단으로 아파트 각 가정 대문마다 붙인 전단지가 아파트 내부를 더럽혔다는 내용이었다. 진정서를 낸 아파트 불법전단지 관리회사 측은 "아파트 내부에 페인트칠을 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칠이 벗겨졌다. 반복적으로 전단지를 붙여 아파트 벽을 훼손해 고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불법전단지 관리회사는 아파트 주민 대표로 구성된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와 계약을 맺어 전단지 질서 유지를 한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회사다. 이들은 각 가정 대문마다 전단지 전용함을 만들고 전단지를 직접 배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단지를 붙이려는 업체들로부터 일정 부분 광고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정을 모르는 영세상인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홍보 비용 부담 등으로 전단지를 인쇄해 아파트 각 가정에 붙여 홍보를 해왔는데 불법전단지 관리회사라며 장당 100원씩 배달금액을 요구한다는 것.

아파트 불법전단지 관리회사로부터 고발을 당했던 한 상인은 "몇 년 전부터 아파트 관리를 명목으로 광고료를 요구하고 있는 업체들이 있다"며 "아파트 밀집지역의 경우 10개 이상 단지가 몰려 있는데 광고료만으로 한 번 전단지를 붙이는 데 50만원 정도가 들어간다"고 했다.

이에 아파트 불법전단지 관리회사들은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파트 관리 규약에 따라 질서 유지를 위임받았기 때문에 합법 영업이라는 것이다. 대구 동구에서 아파트 불법전단지 관리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한 업체 대표는 "전단지 관리는 주민들이 원하는 것"이라며 "대구 달서구 성서지역 등에서는 아예 112신고를 하기도 한다"고 했다.

아파트 불법전단지 관리회사들의 고발로 애를 먹는 건 경찰 등 사법기관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전단지 부착 관련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며 "피고발인이 대부분 영세상인이라 즉결심판으로 넘어가 경범죄처벌법 위반 등으로 10만원 정도의 벌금을 선고받는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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