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의 제왕이라고 할 수 있는 피아노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지 않다. 대개 타악기가 인류 역사와 궤를 같이하고, 현악기도 5천 년의 역사를 가진 데 비해 피아노는 300여 년에 지나지 않는다.
피아노가 나오기 전에는 비슷한 음색의 하프시코드가 있었으나, 음을 길게 연주할 수 없고 음량 조절이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이를 보완해 하프시코드 제작자인 바르톨로메오 크리스토포리가 1698년에 만든 것이 피아노포르테(Pianoforte)이고, 이를 줄여 피아노라고 한다.
피아노는 넓은 음역과 음의 유려함, 멜로디와 화음을 동시에 낼 수 있는 등 장점이 많아 연주자의 감성을 가장 잘 표현하는 악기로 사랑을 받았다. 국내에는 1900년 혹은 1901년에 최초로 들어왔다는 자료가 있는데, 모두 달성군 사문진을 통해서다. 사문진나루터가 국내 피아노 유입의 효시가 되는 셈이다.
이에 맞춰 달성군은 13일 대구문예회관 아카데미 강의실에서 피아노 유입 과정을 살펴보는 포럼을 열고, 10월 5일 이루마 콘서트와 10월 6일 임동창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 가운데 관심을 끄는 것은 99대의 어쿠스틱 피아노와 99명의 피아니스트가 등장하는 임동창 콘서트다. 수년 전 중국에서 100여 대의 피아노가 등장한 연주회가 있었다고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가히 피아노로 오케스트라를 구성했다고 할 만한 이번 연주에는 5대의 그랜드 피아노와 94대의 업라이트 피아노가 합주한다. 지금은 깨끗하게 단장한 사문진나루터 인근의 시민체육공원 축구장에 3단 높이로 1층 60여 대, 2층 30여 대로 피아노를 설치한다.
주 무대인 3층은 부산에서 사문진으로 배를 이용해 피아노를 옮긴 것을 상징하고자 배 형상으로 무대를 만들고, 5대의 그랜드 피아노를 설치한다. 주 연주자인 임동창 씨가 맨 가운데에 자리 잡고 4대는 앞뒤 좌우로 배치해 태극형상으로 꾸민다.
이들 피아노는 각기 맡은 역할에 따라 남녀 성악 파트인 소프라노, 알토, 테너, 바리톤처럼 나눠 마치 오케스트라와 같이 클래식과 가곡, 팝을 연주한다. 또 합주 외에 임동창 씨의 특별무대도 마련돼 있다. 국악과 재즈, 클래식을 넘나들면서 격정적인 연주로 '풍류 피아니스트'로 불리는 임동창 씨가 99대의 피아노와 함께하는 이번 무대는 색다른 가을 감흥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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