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삐 풀린 소 사육, 소값 파동 오나

경북도 한·육우 사육두수 58만→63만두 역대 최다

소 사육 두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사료값마저 대폭 인상될 것으로 보여 소값 파동이 일 전망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역의 한'육우 사육 두수는 지난해 말 58만 두에서 올 8월 말 현재 63만2천 두로 역대 최다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의 한'육우 사육 두수(6월 말 기준)도 310만9천 마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2008년 초보다 100만 마리 정도 늘어난 것으로 적정 사육 두수로 추정되는 250만 마리보다 60여만 마리나 많다. 사육 두수의 급증은 지난해 불어닥친 구제역 파동 이후 농가에서 인공수정을 통해 대량으로 한'육우를 증식시켰기 때문이다.

사육 두수가 늘어나면서 한우 가격은 급락했다. 8월 말 현재 한우(600㎏) 가격은 443만원 정도로 2008∼2010년 평균 548만원보다 100만원 이상 떨어졌다.

게다가 국제 곡물 가격 급등에 따른 사료값 인상도 불안 요인이다. 국내 배합사료 업계에 따르면 올 6월 미국 농무부가 유례없는 가뭄으로 곡물 작황이 저조할 것이라고 발표한 이후 시카고 선물시장에서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했다. 올 6월 1t당 275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던 옥수수는 8월 21일 현재 380달러로 가격이 38%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사료용 소맥 1t의 국제 시세도 270달러에서 360달러로 31.4% 올랐고, 대두박 역시 36%나 뛰었다.

국제 곡물 가격이 큰 폭으로 뜀에 따라 국내 사료값이 들썩이고 있다. 가축용 사료에 사용되는 곡물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 곡물가 상승이 고스란히 사료값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사료업체들은 이미 대리점과 농가 등에 가격 인상 방침을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농협을 비롯한 나머지 사료업체들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가 줄기차게 물가 안정을 강조하고 있어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정부도 물가 상승과 축산 농가의 어려움 등을 고려해 내년 상반기에 사료값을 8.8%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사료업체 관계자는 "국제 곡물 가격 상승분을 반영하면 최소 20~30% 이상 인상되어야 한다. 한꺼번에 가격을 올리면 축산 농가에 많은 부담을 주기 때문에 올해와 내년으로 나누어서 가격을 올리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소값이 떨어지고 있는 상태에서 사료값마저 큰 폭으로 오르면 축산 농가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제2의 소값 파동을 막기 위해서는 사료값 인상을 최소화하는 한편 사육 두수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농림수산식품부는 TFT를 구성해 사육 두수를 감축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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