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요즘 음식에 즐겨 적용되는 말이다. 이왕이면 손님 많은 식당을 가자는 뜻으로 쓴다. 단골이 많은 식당은 이유가 있지 않을까? 성공한 식당의 조건은 우선 음식 맛이 좋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음식에 정성이 담겨 있어야 한다. 주인이 친절하면 손님의 마음은 편해진다. 음식 맛이 아무리 좋아도 주인이 불친절하면 손님은 멀어진다. 간단한 원리인 것 같지만 이런 기본을 잘 지키는 곳은 그다지 많지 않다.
대구북부소상공인지원센터 권영철 센터장은 "음식 맛도 좋고 주인이 친절하다면 더 바랄 것 없지 않은가?"라며 '고박사 생고기'로 안내한다.
대구 달서구 송현동에 있는 '고박사 생고기'는 큰길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골목 안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음식 마니아들에게는 꽤 알려졌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카페에 이름이 올라 있기 때문이다. 처음엔 누구나 식당 이름에 대해 궁금해한다.
이 식당의 고말순 사장은 "제 성을 따 '고'를 붙였고, 음식 만드는 일에는 자신이 있어 '박사'라고 붙였다"고 한다.
골목에 들어서면 푸른 숲에 둘러싸인 건물이 눈에 확 들어온다. 2층 주택이 온통 싱싱한 야생화와 꽃나무 등에 뒤덮여 있다. 박 넝쿨과 나팔꽃은 2층으로 휘감아 오르고, 해바라기, 채송화, 금잔화 등 수십 종류의 꽃나무가 싱그럽다.
고 사장은 "제가 워낙 꽃을 좋아해 정성을 들여 키우다 보니 온 마당이 꽃 천지로 변했다"고 한다. 꽃밭 사잇길을 통해 안으로 들어서니 전형적인 가정집 분위기다. 곧장 음식상이 차려진다.
오늘의 메뉴는 흑태찜이다. 간판은 생고기 전문이지만, 낮에는 찜 종류의 음식을 주로 한다. 주요리인 생고기는 저녁에만 맛볼 수 있다. 매일 오후 4시 이후에 싱싱한 쇠고기가 배달되기 때문이다.
대신 낮에는 쇠고기 육회가 나온다. 기본 상차림은 깔끔하다. 박나물, 고추나물, 가죽과 방풍나물 절임 등 모두 토속 음식 위주다. 큼지막한 그릇에 흑태찜이 양념 냄새를 풍기며 등장한다.
권영철 센터장은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데, 음식마다 주인의 정성이 잔뜩 담겨 맛있을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말한다.
전병영 선임상담사는 "퇴근 후 친구들과 어울려 생고기를 안주 삼아 술잔을 나누는 것을 즐긴다"며 "주인이 친절하고 성격이 좋아 누구나 한 번 오면 단골이 된다"고 말한다.
토속 음식을 좋아한다는 장해녕 선임상담사도 "이 집 음식은 마치 엄마가 해주던 음식같은 손맛이 난다"며 "고향의 맛이 배 있는 것처럼 느껴져 마음이 편안하다"고 말한다. 손님이 즐겨 찾는 소 버섯전골도 맛보인다. 팽이, 표고, 새송이, 느타리 등 각종 버섯에다 쇠고기를 듬뿍 넣어 만든 전골은 국물이 진하다. 김대업 상담사는 "음식 맛은 국물이 맛있어야 하는 법"이라며 "소 버섯전골은 언제나 소주 한잔을 부르는 맛"이라고 표현한다.
김병철 상담사는 "모든 음식의 맛은 좋은 재료가 좌우하는 것 같다"며 "시골에서 직접 재배한 재료로 만들어 마치 집 음식처럼 편안한 것이 이 집 음식의 특징"이라고 평가한다.
고말순 사장은 "흑태찜의 맛국물은 새우, 표고, 다시마 등을 갈아 넣은 다양한 양념에다 매실 진액으로 간을 맞추는 등 천연재료로 만들었다"고 소개한다. 생고기 대신 육회를 한 입 맛보니 달착지근한 맛이 혀에 착 감긴다. 고기가 연하다. 달콤한 배와 함께 입에서 사르르 녹는 느낌이 든다.
생고기와 육회는 3만5천원(대), 2만5천원(중) 두 종류가 있다. 특미 흑태찜은 5만원(대'5인분), 4만원(중), 3만원(소)이다, 코다리찜은 2만5천원(대), 1만9천원(중)이다. 소 버섯전골과 소 불고기전골은 각각 1만원씩이다. 국밥(6천원)도 있다.
예약은 053)631-3462. 상인우체국 맞은편 골목 안 세 번째 집이다.
#추천 메뉴-소 버섯전골
전골 전용 그릇에 쇠고기와 다양한 버섯, 양파와 대파, 깻잎 등 채소, 양념을 푸짐하게 넣고 맛국물을 풍성하게 부어 푹 끓여낸다. 고말순 사장은 "우리 집 전골 맛은 매일 공급 받는 싱싱한 쇠고기에다 특별히 만든 양념 맛"이라고 귀띔한다.
쫄깃한 버섯을 씹는 식감과 감칠맛 나는 국물, 연한 쇠고기가 어우러진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생고기와 함께하면 금상첨화다.
사진'박노익 선임기자 noi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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