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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인물] 과학자이자 탐험가, 폰 훔볼트

에베레스트가 서구에 알려지기 전까지 세계 최고봉은 남미 에콰도르의 침보라소(해발 6,268m)였다. 이 고봉에 1802년 한 남자가 도전장을 낸다. 뜻밖에도 그는 전문산악인이 아닌 33살의 지리학자 알렉산더 폰 훔볼트였다. 5,907m 지대에 오르자 고산병이 엄습했고 폭설마저 내렸다. 안내를 맡은 원주민들도 더 이상은 무리라며 하산한 터였다. 산에 오르다 다리까지 다친 훔볼트는 포기할 줄 몰랐다. 불굴의 의지로 그는 침보라소의 표고를 쟀다. 훔볼트는 침보라소 정상에 등정하지 않았지만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오른 사람이 됐다. 그의 등산 기록은 이후 30년 간 깨지지 않았다.

1769년 오늘 프로이센에서 태어난 훔볼트는 지리학과 천문학, 생물학, 광물학, 화학, 해양학에 이르기까지 자연과학 여러 분야에 위대한 족적을 남겼다. 그는 또한 탐험가였다. 남미와 중앙아시아 곳곳을 누비며 지질과 식생 등을 탐사하고 연구했다. 그 이름은 세계 곳곳의 지명으로 남아있다. 훔볼트 만, 훔볼트 강, 훔볼트 산, 훔볼트 해류 등등. 당시 그는 유럽 전역에서 나폴레옹 다음으로 유명한 인물이라고 말해지기도 했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 큰 영감을 준 훔볼트는 1859년 90세 나이로 영면했으며 장례식은 국장으로 치러졌다.

김해용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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