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2년 연속 우승을 향해 순항하던 삼성 라이온즈가 시즌 막바지, 커다란 암초를 만났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삼성은 2위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차를 5.5경기로 벌리며 여유롭게 선두를 달렸다. 하지만 마음을 너무 일찍 콩밭에 둔 탓일까. 계속된 부진에 이제는 선두 수성이 위기를 맞고 있다.
◆흔들리는 선두자리
13일 현재 삼성은 66승2무47패(승률 0.584), 롯데는 62승5무49패(0.559)다. 두 팀간 격차는 3경기차다. 롯데가 남은 17경기서 전승을 거둘 경우 삼성이 자력으로 우승하려면 남은 18경기서 15승 이상을 거둬야 한다. 아직은 여유가 있지만, 하루빨리 선두를 확정 짓고 한국시리즈에 대비하겠다던 류중일 감독의 계산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순위 뒤바꿈이 사정권 안에 들어온 이상, 초조해지는 건 쫓는 감독보다 쫓기는 감독이다.
이달 초 5.5경기차로 다소 여유를 부렸던 삼성은 12일까지 치른 8경기서 4승4패로 반타작한 반면, 롯데는 6승3패로 상승세를 탔다. 마라톤에 비유하면 35㎞ 지점서 떨어뜨렸다 생각했던 상대가 고개를 돌려보니 무서운 기세로 쫓아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 형국이다.
삼성으로선 6, 7일 휴식이 가져온 후유증이 못내 아쉽다. 이틀을 쉰 뒤 8일 두산에 패했고, 10일 넥센을 잡았지만 11, 12일 그동안 크게 앞섰던 한화에 연이틀 패했다. 4경기 1승3패. 그러는 사이 롯데는 같은 기간 4경기서 3승1패를 거뒀다.
8일 대구 두산전 연장승부는 못내 아쉽다. 연장 11회 무사 만루를 만들어놓고도 득점에 실패, 두산에 승리를 넘겨주며 입은 상처가 선두 질주의 발목을 잡았다. 다행히 다음날 비로 경기가 취소돼 체력 충전의 시간을 가졌지만, 이미 방망이는 식어버렸고, 마운드도 힘이 빠져버렸다. 그 결과 12승3패로 절대 우위를 지켰던 최하위 한화에 2연패를 당하며 선두 질주에 급제동이 걸렸다.
◆롯데와의 주말 달구벌 혈전
삼성의 2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 향방은 롯데와 앞으로 남은 5차례의 맞대결 결과가 그 키를 쥐고 있다. 한번 이기고 짐에 따라 경기차가 1경기씩 왔다갔다하기 때문이다. 삼성이 우세를 가져간다면 한시름 덜 수 있지만, 열세를 면치 못한다면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만약 삼성이 5차례 대결서 1승4패를 한다면 롯데와 승차가 없어진다.
이 때문에 삼성으로선 롯데전에서 사활을 걸어야 한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14일 경기가 없는 삼성이 13일 우천취소까지 더해 이틀을 쉰 뒤 15, 16일 롯데를 대구로 불러들여 2연전을 갖는다는 점이다.
롯데는 14일 광주에서 KIA와 더블헤드가 예정돼 지친 상태에서 삼성을 맞아야 해 체력적 면에서 삼성이 다소 유리하다. 광주를 돌아 대구로 와야 하는 원정 일정도 롯데에 불리하다.
15, 16일 롯데전을 잘 치른다면 삼성으로선 우승 전선에 걸린 먹구름을 어느 정도는 걷어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유리한 조건에도 롯데에 밀린다면 삼성의 우승 전선은 치명타를 맞게 된다. 이번 주말 달구벌 열전의 결과가 22일과 24일, 27일 남은 세 차례 맞대결의 무게까지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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