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대권 출마' 임박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13일 안 교수가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났다.
정치권에서는 18일 전후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진 안 교수가 대권 도전을 앞두고 본격적인 외연 확대에 나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1년간 '나온다, 안 나온다'며 안갯속 대선 행보를 벌인 안 교수가 마침내 본격적으로 대권 행보에 나선 것이란 평가다.
안 교수와 박 시장은 지난해 11월 박 시장이 서울 시장 당선 직후 비공개로 만남을 가진 이후 10개월 만에 만났다. 양측은 지난해 9월 6일 양자 간 담판을 통해 안 교수가 박 시장에게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양보한 지 1년이 된 시점에서, 박 시장이 감사의 표시를 전하기 위해 안 교수를 초대했다고 이날 회동 배경을 설명했다.
안 교수 측 유민영 대변인은 "안 교수가 박 시장과 만나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서울시의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를 전했고, 박 시장은 1년 전 상황을 회고하며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인 얘기는 일부로라도 나누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만남은 배석자 없이 진행돼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정치권은 안 교수가 내주 중에 있을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두고 박 시장의 조언과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만남 시점도 절묘하다. 새누리당 한 당직자는 "안 교수가 대선 출마에 관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한 지 이틀 만에 박 시장을 찾아갔다. 이는 출마 선언을 앞두고 확실한 후원자인 박 시장의 지지를 얻는 등 마지막 담금질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 정치평론가는 "안 교수의 가장 큰 약점이 공직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인데, 박 시장의 지지를 얻을 경우 이를 희석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 같다"며 "박 시장도 서울시장 이전까지 안 교수와 마찬가지로 공직 경험이 없었지만, 그간 서울시를 무난하게 이끌고 있는 점을 부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안 교수 주변에 따르면 내주 있을 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자리는 담백한 형식으로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교수 측 관계자는 "비교적 담담한 내용으로 입장을 밝히되 사회자와의 대담을 비롯한 발표 형식과 의상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쓰고 있다"며 "안 교수가 생각하는 취지에 맞게 자연스럽고 담백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안 교수가 기존 정치권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형식과 장소를 통해 세몰이를 시작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한덕수·이준석 이어 전광훈까지…쪼개지는 보수 "일대일 구도 만들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