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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쭈물 소심한 당신에 '강추' 생활 지침서

혼자가 편한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데보라 잭 지음/ 이수연 옮김/ 한국경

혼자가 편한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데보라 잭 지음/ 이수연 옮김/ 한국경제신문 펴냄

'나홀로족', 1인 가구가 대세인 시대에 살고 있다. 40대 커리어우먼 싱글족, 50대 노총각이 넘쳐난다. 결혼으로 인한 고해(苦海)는 의도적으로 회피하며, 혼자 편한 삶을 지향하는 것이다. 이 나홀로 성향의 정도가 심해지고, 인간관계가 단절될 때는 극단적 형태인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로 전락하기도 한다. '혼자라서 편해요'라고 당당하게 말하려면, 자신의 성향을 누구보다 잘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경제적 능력과 함께 적절한 인간관계가 병행되어야 한다.

결혼을 해도 마찬가지다. 부부가 함께 살지만 혼자가 편한 사람들이 많다. 이런 '나홀로족' 등 혼자가 편한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책이 바로 '혼자가 편한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이다.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혼자 살아남는 법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저자인 데보라 잭은 자신의 내성적인 성격을 십분 활용해, 혼자가 편한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소통) 방법을 조언하는 메시지를 이 책을 통해 담아낸 것이다.

혼자가 편한 사람들은 먼저 인간관계의 역설을 파악해야 한다. 아무리 혼자가 좋다 해도 세상은 혼자 살 수 없는 법. 자신의 목표에 더 빠르게 다가가기 위해 반드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

데보라 잭의 핵심 조언은 다른 사람이 되려 하지 말고 자신의 천부적인 기질과 특성, 장점을 찾아 인간관계를 맺고, 소통하라는 메시지.

이 책의 1부에서는 그동안 왜 인간관계 때문에 쩔쩔맸는지 원인파악을 한 뒤 외향적인 사람보다는 내향적인 사람들을 위한 소통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혼자가 편한 사람들을 위해 제시한 새로운 인간관계 3가지 규칙을 제시한다. ▷일시 정지, 잠시 멈추고 전략과 계획을 세워라 ▷탐색과 정보처리, 정보를 수집하여 상대를 파악하라 ▷속도 유지,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자신의 속도에 맞춰 조절하라.

저자는 혼자가 편한 내성적인 사람은 깊이 파고들기 때문에 동시에 여러 가지를 추구하면 상황에 압도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이 오지 않게끔 미리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서 재충전하라고 조언한다.

혼자가 편한 사람은 소통을 위해 준비를 많이 하는 편이다. 이 때문에 내성적인 성향의 이들은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때, 예상 질문에 대한 대처부터 사후관리까지 세심하게 준비한다.

내성적인 사람들이 주의해야 할 것들도 다루고 있다. 외향적인 사람과 일대일로 식사를 하고 싶다면, 반드시 그 의도를 밝히라는 것. '둘만 식사하고 싶다'는 얘기를 하지 않으면, 외향적인 사람들은 십중팔구 다른 사람을 데려올 것이기 때문이다.

외향적인 사람들이 내성적인 사람을 만났을 때, 생각해야 할 점도 있다. 내성적인 사람들은 침묵이 싫다는 뜻이 아닌데,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라고 물으면, 상대가 기분이 좋지 않거나 뭔가 나쁜 감정을 갖고 있다고 여기기 십상이다. 하지만 내성적인 사람들의 침묵은 기분이 나쁜 것이 아니라 단지 생각할 게 많다는 뜻일 경우가 더 많다.

'나는 다른 사람과 관계없이 혼자서도 잘 살 수 있어!'라고 큰소리 뻥뻥 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 책의 저자는 혼자가 편한 내성적인 사람, 인간관계가 만만치 않은 사람, 다른 이들과 소통하는데 쩔쩔매는 사람들에게 원래 자기 모습 그대로 소통에 능수능란해 질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 이 책에서는 '외향적 인간을 짜릿하게 만드는 그 충고들이 왜 내향적 인간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할까?', '외향적 인간을 신나게 하는 일들이 왜 내향적 인간을 지치게 하는 걸까?' 등에 대해서도 심층적인 내면분석을 해준다.

이 책의 30쪽에는 핵심 구절이 등장한다. '자신의 내면을 다른 사람의 외면과 비교하지 말라. 부정적인 판단은 비교 자체의 오류에서 비롯되는 때가 많다. 예컨대 자신의 내면 상태로 다른 사람의 외면, 즉 행동을 비판하는 것이다.' 261쪽, 1만4천원.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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