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편의점 6천원짜리가 대형마트 가니 2천원

생필품 값 파는 곳마다 천차만별

생필품 가격이 판매처별로 천차만별이다.

주부 윤지원(32) 씨는 최근 집 근처 편의점에서 세정제를 구입했다. 편의점은 대부분 물건이 비싸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당장 세정제가 떨어진 상황이라 편의점을 찾게 된 것.

주말에 대형마트를 찾은 윤 씨는 같은 세정제 가격이 편의점에서 샀던 것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윤 씨는 "편의점 물건이 비싸다는 것은 알았지만 대형마트에서 2천원 하는 세정제를 6천원에 판매하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가정에서 자주 사용하는 생활필수품 가격이 판매점에 따라 최대 3배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유기농산물의 소매가격도 지역에 따라 최대 3배 차이가 났다.

◆같은 즉석밥 가격이 편의점에서는 3배 비싸

이달 10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8월 마지막 주 생필품 가격분석 보고서를 보면 편의점, 마트, 전통시장, 동네 점포 등 200개 판매점의 생필품 371개 가운데 최저와 최고의 가격 차이가 2배 이상 벌어진 제품은 95개로 전체의 25.6%다.

소비자원은 매주 전국의 편의점과 대형마트, 전통시장과 동네 점포 등 200여 개 판매점의 생필품 가격을 조사, 발표하고 있다. 조사 대상은 두부 등 가공식품 73개와 계란 등 신선식품 4개, 세제 등 일반 공산품 39개 품목이다.

판매처별 가격 차이가 심한 제품은 즉석 덮밥, 즉석밥, 아이스크림, 생수, 캔커피, 건전지, 살균소독제, 염모제, 섬유유연제, 세정제, 세탁 세제, 보디용품, 물휴지 등이다.

가장 비싸게 팔리고 있는 곳은 편의점이다. 대형마트에서 750원이면 살 수 있는 즉석덮밥 '3분 쇠고기 짜장'과 '3분 쇠고기 카레'는 편의점에서는 850원이 비싼 1천600원에 팔린다. 아이스크림 '메로나'도 편의점은 700원을 받아 대형마트(300원)보다 400원이나 비쌌다.

소비자원이 조사한 생필품 중 가격 차이가 가장 큰 제품은 즉석밥 '센쿡 찰진밥'(3개입)이었다. 이 제품의 평균 가격은 2천918원인데 최저 가격은 1천970원, 최고 가격은 6천750원으로 3.4배 차이가 있다.

가격 차이가 배 이상인 제품은 즉석식품, 빙과류, 음료, 세탁'주방용품, 이'미용품 등이다.

염모제와 일반 린스는 조사 대상 8개 제품의 가격 차가 모두 배를 넘었다. 일반 샴푸도 5개 제품 모두 배 이상 가격 차이를 보였다. '엘라스틴 맥시마이징 볼륨 샴푸'는 최저와 최고 가격 차이가 2.8배에 달했다.

생수는 '삼다수 (500㎖)' '아이시스' '워터라인', 캔커피는 '맥심 티오피 마스터블랜드'(200㎖), 컵커피는 '악마의 유혹 프렌치 카페오레', 건전지는 '백셀AA'(2입), 세탁세제는 '파워크린' '퍼펙트', 주방세제는 '항균 트리오' 'CJ참그린' 등의 가격 차가 배 이상이었다.

물휴지는 '깨끗한 나라'(단품), 보디용품은 '도브아쿠아바디워시', 쌈장은 '청정원 순창 쌈장', 선크림은 '페이스 선블럭 화이트닝', 염모제는 '리엔 흑모비책크림염색', 일반 린스는 '엘라스틴 맥시마이징 볼륨 컨디셔너', 일반 샴푸는 '미장센 펄샤이닝모이스쳐 샴푸' 등의 가격 차별이 심하다.

◆친환경 농산물도 3배 가까이 차이

유기농, 무농약 등 친환경 농산물 가격도 지역별 차이가 1.5배에서 3배 가까이 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전국의 이마트 등 7개 대형마트의 친환경 농산물 가격을 조사해 고시하고 있다.

13일 기준으로 양파의 경우 수원에서는 1㎏이 1천270원이었지만 부산은 3천470원으로 2.73배 비쌌다. 무농약 무는 포항에서는 개당 2천원에 판매되고 있지만 대구에서는 개당 3천580원으로 1.79배 차이가 났다. 포도(캠벨'1㎏)도 서울은 3천950원이지만 대구는 2.5배 비싼 9천970원에 팔리고 있다.

같은 물건인데도 가격 차가 많이 나는 것은 유통업체별로 가격 정책이 다르기 때문이다. 물건이 상대적으로 비싼 편의점의 경우 유통, 판매, 유지 비용이 많이 들어 비쌀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여기에 유통업체별로 할인 행사 등의 판촉비까지 포함하면 백화점, 전통시장, 대형마트, 편의점의 가격 차이가 커지는 것이다.

유기농 농산물의 경우도 유통 경로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도 하지만 올여름 가뭄에 이은 폭염, 태풍까지 겹치면서 작황 상태가 지역별로 크게 달라 가격 차이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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