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바람이 분다. 바야흐로 가을이다. 하지만 이런 바람이 반갑지 않은 이들도 있다. 머리를 감을 때마다 한 움큼씩 떨어지는 머리카락에 가슴도 함께 타들어간다. 탈모가 진행 중인 이들에게 가을은 다른 계절에 비해 머리카락이 빠지기 쉽고 탈모가 심해지는 '탈모의 계절'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호르몬 탓? 건조한 날씨 탓?
가을철 건조한 날씨는 탈모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손꼽힌다. 가을에는 차고 건조한 외부 환경으로 인해 우리 피부가 건조해지고 머리카락이 푸석해지기 십상이다. 건조한 날씨는 우리 몸의 수분을 빼앗아 각질이 늘어나도록 한다. 이때 과도한 각질이 모공을 막으면 모발을 만드는 모낭세포의 활동이 방해받아 모발의 성장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비듬이 생기고 모공을 손상시켜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또 밤낮의 일교차가 커지는 등의 갑작스런 기온 변화도 여름을 지나면서 지친 두피에 변화를 가져와 탈모 현상을 가속화시키게 된다.
통계에 따르면 가을은 다른 계절보다 탈모가 1.5~2배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더구나 여름철 강한 자외선과 외부 자극으로 손상을 받으면서 이미 모발이 전반적으로 약해져 있는 상태라 탈모를 일으키기 쉽다.
선선한 가을 날씨에는 탈모에 영향을 주는 남성호르몬이 일시적으로 많이 분비된다는 의견도 있다. 탈모는 남성호르몬이 DHT라는 물질로 전환돼 머리카락이 자라는 데 필요한 단백질 합성을 지연시키는 과정에서 일어난다. 그런데 가을철에는 일조량이 줄어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늘면서 탈모가 심해진다는 설명이다.
◆두피 건강, 미리부터 챙겨야
머리가 유난히 많이 빠진다는 사실이 직접적으로 와 닿을 때가 바로 머리 감을 때와 머리를 빗을 때다. 이 때문에 머리를 감고 빗는 일이 두려워지기까지 하지만 그렇다고 오랫동안 머리를 감지 않으면 피지가 먼지와 함께 두피 모공을 막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오히려 탈모 진행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 1, 2일에 한 번 정도는 반드시 머리를 감아야 하며, 주 2회 정도 두피 스케일링 제품을 사용해 두피에 쌓인 피지와 각질을 깨끗이 제거해 주면 좋다. 머리 빗기 역시 마찬가지. 피하기보다는 헤어 브러시를 이용해 매일 저녁 두피 마사지를 해주는 게 좋다. 틈날 때마다 부드러운 빗으로 머리를 결대로 한 번, 반대로 한 번씩 빗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가을철에는 두피 타입에 관계없이 모발이 건조하고 푸석해질 수 있으므로 충분한 영양과 수분을 공급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에 입점해 있는 펠리아 이성민 실장은 "두피 및 모발 겸용 팩을 머리에 바른 후 5~10분 정도 뜨거운 스팀 타월로 감싸주면 두피와 모발을 건강하게 가꾸는 데 도움이 된다"며 "평상시에도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주고 건조한 모발에는 수분 공급을 위한 미스트를 수시로 뿌려주는 게 좋다" 말했다.
머리는 가급적 저녁에 감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완전하게 머리를 말린 후에 잠을 자는 것이 좋다. 머리를 말릴 때는 드라이기를 사용하기보다는 자연적으로 말려주는 것이 좋다.
탈모방지샴푸 등 기능성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인증을 받은 탈모방지 샴푸가 여러 종류 나와 있다. 하지만 탈모가 심할 경우에는 의사와 상담을 통해 치료제를 사용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탈모방지 샴푸는 의학적인 탈모 치료 효과보다는 두피 상태 개선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가벼운 산책과 식물성 단백질 섭취
탈모를 막는 것은 생활 습관의 변화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가을철 일조량의 감소가 남성 호르몬 분비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틈틈이 적당한 햇볕 아래에서 가벼운 산책을 즐기는 것이 좋다. 다만 너무 뜨거운 자외선에 노출되는 것은 좋지 않으니 적당히 가려주는 것이 좋으나, 너무 꽉 낀 모자를 착용하면 두피의 혈액 순환이 방해받을 수 있으므로 약간 여유 있는 것을 택하는 것이 좋다.
또 검은콩이나 두부, 두유를 통해 여성 호르몬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면 호르몬의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된다. 모발에 영양을 공급하고 성장을 돕는 견과류의 비타민 B1, E와 다시마와 미역, 김의 요오드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좋다. 건조한 모발과 두피가 탈모의 원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하루 2ℓ 이상의 물을 섭취해 주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이런 식품들이 건강한 모발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기는 하지만 직접적인 탈모예방과 치료의 효과는 없다. 따라서 탈모에 좋다는 음식만 먹으며 안심해서는 안 된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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