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우리피데스의 '비극전집' 제2권에는 9개의 작품 즉 '헬레네', '타우리케의 이피게네이아', '이온', '포이니케 여인들', '오레스테스', '아울리스의 이피게네이아', '박코스 여신도들', '퀴클롭스', '레소스'가 실려 있다. 이 작품들은 천병희 교수에 의해 그리스어에서 처음으로 완역됐다.(숲출판사 간)
'헬레네'에서는 트로이아로 도망간 헬레네는 허상이고 진짜 헬레네는 신에 의해 이집트로 피신했으며, 남편 메넬라오스를 만나는 과정이 그려져 있다. '타우리케의 이피게네이아'에서는 아르테미스 여신에 의해 이피게네이아는 죽지 않고 타우리케에서 신녀 노릇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생 오레스테스를 구하는 모험담도 들려준다. '이온'에서는 아폴론 신의 아들인 이온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렸다. '포이니케 여인들'에서는 오이디푸스의 두 아들이 보여주는 권력욕, 결투하다 함께 죽은 두 아들을 둘러싼 어머니와 누이들의 비애를 그렸다. '오레스테스'에서는 어머니를 죽인 오레스테스가 곤경에 처하지만 아폴론의 도움으로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아울리스의 이피게네이아'에서는 아울리스 항에서 이피게네이아가 그리스군을 위해 제물로 바쳐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박코스 여신도들'에서는 신의 지위에 오르려는 주신 디오니소스의 위력을 그렸다. 술에 취한 여인들은 주폭과 주취가 가져오는 비극적인 참상을 연출한다. 테바이 왕 펜테우스가 술에 취해가는 모습이 아주 흥미롭게 그려져 있다. '퀴클롭스'는 『오디세이아』제9권에 나오는 외눈박이 식인과 오디세우스의 대결 장면을 사튀로스극으로 만든 것이다. '레소스'는『일리아스 제10권에 나오는 정탐이야기를 극화시킨 것으로 에우리피데스의 작품인지 의심받고 있다.
위의 작품들에는 여전히 신들이 등장하여 인간의 비극을 가져오기도 하고 치유해주기도 한다. 신들의 비행에 대해 비판하기도 하고 항의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에우리피데스는 관객들이 이미 알고 있는 신화 이야기를 독자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는 소피스트들이 위력을 떨치던 시대를 살아가면서 인간이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인간능력의 한계는 어디까지인지 자신은 물론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묻고 있다. 그는 또한 당대 지식인들이 삶에 대한 탐구 결과를 코러스를 통해 때로는 주인공의 입을 통해 거침없이 전달하고 있다.
신득렬 파이데이아 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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