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연히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부르는 어린 남매의 모습을 보았다. 이 아이들이 이 노래를 선택한 이유는 엄마의 생일이 12월 24일이기 때문. "하늘에서 엄마가 지켜주실 거예요"라고 말하는 이 남매는 우리 국민들 가슴속에 남아 있는 고 최진실의 아들과 딸이다. 방송을 보는 내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이렇게 예쁜 아들과 딸을 곁에서 지켜주지 못하고 떠난 엄마의 마음은 얼마나 안타까울지. 그리고 딸, 아들을 하늘로 먼저 떠나보내고 손자, 손녀를 돌보는 할머니의 심정은 어떠할지. 떠나는 이들의 심정을 우리는 헤아릴 길이 없지만 남겨진 가족들에게는 슬픔이 남는다.
삶을 스스로 마감한다는 것, 즉 자살에는 많은 이들을 아프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건강하지 못함을 나타내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자살의 원인은 빈곤, 실업, 배우자와의 사별, 실연, 건강 악화, 외로움, 정신질환 등 다양하다.
최근에는 저학년 아이들도 자살하는 안타까운 사연들이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된다. 왕따, 집단 괴롭힘, 성적비관 등 우리사회가 겪고 있는 아픔을 보여주는 주소이다. 더욱이 노년기의 자살률은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에서 8년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의 정서가 메말라가고 사람이 존중받지 못함으로 인해 스스로 절망에 빠져 죽음과 삶의 욕구에서 시계추처럼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9월 10일은 자살예방의 날이었다. '세계자살예방의 날'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IASP)에서 자기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자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전 세계 자살문제의 심각성과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고자 지난 2003년 제정했다.
세계적으로 해마다 100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이 숫자는 살인이나 전쟁으로 인한 사인보다 많은 수라고 한다. 이는 전 세계에서 30초당 한 명씩 자살을 하는 숫자이며 이 시간에도 우리 주변에는 절망하고 자신을 포기하고 있는 이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어째서 목숨을 끊느냐의 질문은 상대방에게 던질 질문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느 누구도 죽음을 원해서 자신을 포기하지는 않는다. 남겨진 자녀와 부모의 마음을 몰라서 생을 마감하는 것도 아니다.
때로는 깊은 절망 속에서, 때로는 충동적으로, 자신을 포기할 이유가 생기지만 그때 필요한 것은 죽어야 할 이유가 아니라 살아야 할 이유를 발견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서로에게 살아갈 이유가 되어줄 때 비로소 삶의 기적을 감사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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