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용카드 물렀거라" 휴대폰 직불 앱 나온다

휴대전화·앱 이용해 결제 결제시장 지각변동 올 듯

신용'직불카드를 대체할 새로운 결제수단이 올해 말 출시된다. 17일 금융위원회와 전자금융업계에 따르면 휴대전화 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만으로 통장 잔고 내에서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는 전자직불결제서비스가 연내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서비스 시행을 위한 기술은 이미 완비된 상태"라며 "올 11월 6일 관련법 개정을 완료하면 곧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새 결제수단 방식과 효과는

결제 방식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별로 상이하다. 바코드 기반 거래는 고객이 스마트폰에서 앱을 내려받아 자신이 보유한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바코드가 생성되고 이를 바코드 입력기에 읽히면 직불결제가 이뤄진다. 자동응답전화(ARS) 기반 거래는 고객이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가입을 하고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결제 시 등록된 번호로 전화가 온다.

이때 휴대전화로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통장에서 결제금액이 빠져나가게 된다. 현재 금융위원회와 업체는 결제 가능금액을 두고 이견을 조율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보안상의 이유로 결제가능금액을 30만원으로 설정했지만, 업체들은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상향해 달라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새 전자금융서비스는 편의성을 중시한다. 소비자는 두꺼운 지갑 대신 휴대전화만 있으면 된다. 가맹점도 별도의 기기를 들여놓을 필요가 없다. 당국은 직불결제를 늘리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가맹점 수수료도 카드사보다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체 관계자는 "카드 발급 비용이 들지 않고 직불결제라 연체 우려가 없기 때문에 카드사에 비해 가맹점 수수료가 낮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업체들은 가맹점 수수료율을 현재 카드사와 대형가맹점 간 평균 수수료율인 1.5%보다도 낮게 책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제시장 지각변동 오나

전자직불결제서비스가 시행되면 신용카드 위주의 결제시장에 큰 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신용카드 업계는 서비스 시행 전인 만큼 일단 지켜본다는 입장이지만 긴장 상태를 늦추지 못하고 있다. 전자직불결제서비스가 활성화하며 신용카드 시장을 빼앗길 수 있으며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이 적고 소비자 입장에서 생소한 개념이라 얼마나 상용화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낮은 수수료와 높은 편의성으로 무장한 새로운 서비스가 상용화되면 카드업계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 결제수단의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우리나라 모바일 결제 서비스는 2002년 SK텔레콤의 '모네타'부터 시작됐지만 모두 실패했다. 가장 큰 장벽은 소비자다. 결제할 때 카드를 내밀던 버릇을 쉽게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 이윤하 선임연구원은 "사람들은 주 사용 결제수단이 있어 습관적으로 그 결제수단을 꺼내 물건을 구입한다"고 말했다. 카드보다 휴대전화를 잃어버리기 쉽다는 점과 해킹 등 보안 위험도 걱정거리다. 또 모바일 결제 서비스 간 치열한 경쟁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개별 은행이 직접 모바일 결제 앱을 내놓는가 하면 최근에는 KT와 같은 통신사도 모바일 결제 앱 시장에 뛰어들었다. 구글은 '구글월렛'(전자지갑)을 들고 한국시장 문을 두드리는 중이다. 이른바 모바일 결제 춘추전국시대다. 이른 시일 내에 표준화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공멸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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