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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일적 선택 그만…교육과정·인재상부터 따져야

현재 중3 학생들은 인생의 첫 번째 갈림길에 서 있다. 어떤 고교에 진학하느냐에 따라 대학 진학과 사회 진출 방향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3 학생들에게 고교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자신의 진로다. 고교 진학 후 공부를 해 보고 문'이과를 결정하겠다는 것은 안이한 생각이다. 현행 교육과정은 1학년 때부터 문'이과를 구분한 뒤 2, 3학년 때는 학생이 대학에서 공부할 전공과 가까운 과목들을 중심으로 배우게 돼 있다. 과학고나 외국어고에 진학하는 학생들만 진로를 일찍 고민하던 시대는 지났다. 일반계고 가운데는 여전히 2학년에 올라갈 때 문'이과를 구분하는 곳이 적잖지만 계열 선택을 일찍 하는 학교일수록 그에 맞는 교육과정을 운영해 학생들의 대학 진학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단순히 중학교 내신성적이나 학습 능력을 기준으로 고교를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목고가 가장 좋고 그 다음이 자사고, 일반계고라는 획일화된 선택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당장의 성적이 아니라 어느 고교가 자신의 진로에 맞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지, 고교가 추구하는 인재상은 무엇인지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먼저 과학고, 외국어고, 국제고, 자사고, 자공고, 특성화고, 중점학교, 기숙학교 등 다양한 고교 유형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가령 문과적 성향을 가진 학생이면 외국어고, 국제고, 자사고, 자율고 가운데 어느 학교가 자신에게 어울리는지 판단해야 한다. 외국어고와 국제고는 비슷해 보이지만 학교가 추구하는 방향성은 차이가 크다. 또 자사고와 자율고 가운데도 외국어고나 국제고와 비슷한 과정을 운영하는 곳이 있다.

고교 진학이 대학 진학과 가장 크게 다른 것은 현재의 성적으로만 학생을 평가, 학교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 고교생 경우 현재 성적을 기반으로 진학할 대학을 찾지만 중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와 잠재력을 충분히 고려한 뒤 고교를 선택해야 한다. 자신과 비슷한 성적의 학생이 가려는 고교라고 무턱대고 따라가는 것은 금물. 어느 학교가 자신의 꿈을 이루는 데 가장 적합한지, 자신의 잠재력을 가장 잘 키워줄 수 있는지 신중하게 판단하고 그에 맞춰 진학을 준비해야 한다.

김기영 (사)지식플러스 교육연구소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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