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이달 12일 대구경북 경선에서 "후보가 되면 모든 계파를 녹이는 용광로 같은 선거대책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당시 손학규'김두관'정세균 경선 후보는 대구 수성을 지역위원장인 김부겸 전 민주당 최고위원을 치켜세우며 대의원들의 표심을 자극했다. 경선 과정에서 중립을 지켜온 김 전 의원에 대한 '러브콜'이었다.
민주당이 본격적인 대선 체제에 돌입하면서 김 전 의원의 몸값이 급등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그의 향후 중용 가능성을 높게 보는 데 이견이 없다. 총선 당시 대구경북 야권 후보 가운데 가장 높은 득표율(39.9%)을 기록한 데다 당 쇄신의 이미지에도 걸맞기 때문이다. 특히 단일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안철수 교수와도 최근 단독회동을 하고 정치적 교감을 나눈 바 있어 가교 역할도 기대된다. 김 전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지역주의 극복을 기치로 내걸고 3선 지역구(경기 군포) 대신 '사지'(死地)인 대구에 출마, 아깝게 낙선하면서 전국적 뉴스메이커가 됐다.
정치권에서는 우선 김 전 의원이 대선기획단장을 맡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중앙선대위 구성까지는 2주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앞서 구성될 실무적 성격의 대선기획단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다. 문 후보 캠프의 관계자는 "대중적 인지도나 경력 등 모든 면에서 김 전 의원은 당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당연히 중책에 내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대구경북이 민주당의 최대 열세지역인 만큼 김 전 의원이 대구지역 선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을 해소하고 자체적으로 내건 목표인 '대선 대구경북 25% 득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계파색이 옅고 중립적 성향인 김 전 의원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해석이다.
민주당 대구시당 한 관계자는 "2007년 대선 당시 대구에서는 정동영 후보의 사조직이 당 조직을 대신하면서 잡음이 심했다"며 "중앙당에서도 이 같은 전철을 밟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전 의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 18일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통보받은 것은 없지만 당이 총력태세에 들어간 이상 주어지는 어떤 역할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안철수 서울대 교수와의 단일화가 윤곽을 드러내는 11월 초까지가 중요하다"며 "문 후보를 유권자에게 매력있는 상품으로 만드는 데 기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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