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의 계절. 주말이다 휴일이다 하여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가까운 야외라도 나가 맑은 공기라도 쐬고 싶다면 팔공산 기슭에 있는 동구 도동의 '시(詩)동산'을 추천한다. 동화사 가는 길목 불로동 못 미쳐 도동 가는 길에서 2㎞쯤 마을 하천을 따라 가다보면 도동 측백수림 맞은편에 위치한 제현사(濟玄寺)가 눈에 들어온다.
제현사는 5년 전에 창건된 신생 사찰. 이 절에 시비동산이 들어서게 된 것은 신자 중에 아동문학가인 권대자 시인의 역할이 컸다.
권 시인은 사비를 털어 시비건립 비용을 충당했으며 일부 신도들이 뜻과 정성을 보태 결실을 맺었다.
도동 시비동산에는 화강암으로 된 28개의 시비가 있다. 청록파 시인인 박목월'조지훈의 작품과 김춘수 '꽃' 등 유명시인의 작품도 있고 특히 대구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작품이 많다.
제현사를 자주 찾는 권대자 시인은 "좋은 시를 그냥 읽고만 지내기엔 너무 아쉬워 시비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시비동산을 둘러본 박성출(55) 씨는 "불심과 시심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자연 문화공간"이라며 "주변의 도동측백림과 불로동 고분군, 신숭겸장군유적지를 묶으면 학생들의 문화답사 코스로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이번 가을에는 아이들과 함께 팔공산을 경유해서 '시가 있는 동산'을 한 번 찾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글'사진 김상현 시민기자 hamupt@hanmail.net
멘토:한상갑기자 arira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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